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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황대헌, 2026 올림픽 출전 확정…린샤오쥔과 '세기의 대결' 펼친다

기사입력 2025.04.12 23:09 / 기사수정 2025.04.12 23:1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대헌(26·강원도청)이 링크에 엎드려 큰 절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생애 3번째 동계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지난 2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도 한 달 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노메달로 부진했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직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의 국가대표 복귀로 동계올림픽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할 큰 힘을 얻었다.

여기에 혜성처럼 나타난 고교생 스케이터 임종언(17·노원고)도 압도적 레이스로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면서 '신구 조화'까지 잘 이뤘다.

황대헌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500m 결승에서 40초257로 결승선을 통과, 이준서(성남시청·40초687), 임종언울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500m에 앞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선 2분39초636으로 기록하며 임종언(2분39초082), 김건우(스포츠토토·2분39초321)에 이은 3위에 올랐다.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은 1차 대회와 2차 대회 모두 500m와 1000m, 1500m 등 개인전 3개 종목이 열리는데 종목마다 1위 34점, 2위 21점, 3위 13점, 4위 8점, 5위 5점, 6위 3점, 7위 2점, 8위 1점을 얻는다.

황대헌은 지난주 1차 대회에서 500m와 1500m에서 모두 2위에 올라 42점을 따놓을 상태에서 이번 2차 대회에 임했다. 2차 대회 500m 우승으로 34점, 1500m 3위로 13점을 추가한 그는 13일 1000m 한 종목만 남겨놓은 가운데 89점을 획득, 임종언(102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황대헌은 3위 신동민(고려대·50점), 4위 김태성(화성시청·36점)을 각각 39점, 53점 앞서 있어 남자부 종합 1~3위에 주어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인전 출전을 확정지었다. 신동민, 김태성 모두 13일 남자 1000m에서 우승해도 황대헌의 점수를 넘을 수 없다.

지난 1년간 부침의 시간이 있었지만 황대헌의 스케이팅은 변하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은 4년 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남자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어 여자 1500m 우승자인 최민정(성남시청)과 함께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세웠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개최국 중국을 위한 편파판정 의심 속에 황대헌도 희생양이 됐지만 1500m에서 기어코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이후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1년 쉰 황대헌은 2023-2024시즌 국가대표로 복귀했으나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한국 대표 박지원(서울시청)과 1500m 결승, 1000m 결승 등 총 3차례 레이스에서 부딪힌 것이다. 황대헌은 1500m 결승, 1000m 결승에서 모두 페널티를 받았고, 박지원은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물론 외신에서도 "한국 선수들끼리 '팀킬'을 했다"며 사건이 크게 번졌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귀국 때 후유증으로 팔에 깁스를 하고 들어올 정도였다. 

다만 황대헌은 "박지원 형을 고의로 넘어트린 것은 아니다"며 '팀킬 논란'을 강력 부인했고,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조사를 통해 '고의 충돌'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4월 2024-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황대헌은 1년간 소속팀 강원도청에서 땀을 흘려 태극마크 복귀를 준비했다. 밀라노 올림픽 티켓을 일찌감치 거머쥐었다.

생애 3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황대헌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게 됐다. 캐나다가 남자 쇼트트랙 초강세를 보이는 데다가 중국도 귀화 선수들로 진용을 꾸리는 등 라이벌 국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캐나다는 윌리암 단지누, 스티븐 뒤부아를 앞세워 지난달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남자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터라 황대헌에게 이들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과제가 떨어졌다.



황대헌은 평창 올림픽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가 지금은 중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의 승부로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린샤오쥔은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중국 대표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낸 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을 위해 수술 등 조기 준비에 들어갔다.

남자대표팀 맏형 황대헌 곁에 '고교생 초신성' 임종언이 함께 달린다는 점은 반갑다.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0m, 남자 1500m, 남자 3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 등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 쇼트트랙의 10년을 책임질 기대주로 급부상한 임종언은 한 달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 중간 순위 1위를 달리며 밀라노 올림픽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임종언은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1차 대회 남자 1500m 1위, 남자 1000m 2위를 차지했다. 2차 대회에서도 남자 1500m 1위를 다시 한 번 해내더니 남자 500m에서도 3위에 올랐다.

반면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연달아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지난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던 박지원은 올림픽 3수 도전도 실패할 위기에 처했다.

1차 대회 1000m 4위를 차지해 8점을 따는데 그친 박지원은 12일에도 500m에선 조기 탈락했고, 1500m에서만 5위를 차지해 5점 획득에 그쳤다. 현재까지 총점 13점을 기록, 13일 남자 1000m에서 우승해 34점을 얻어도 3위 신동민의 점수에 미치지 못해 올림픽 개인전 티켓 획득은 무산됐다. 5위 안에 들어 단체전 엔트리에 드는 게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한편, 여자부에선 최민정이 지난달 베이징 세계선수권 여자 1500m 우승으로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거머쥔 가운데 최민정과 여자 쇼트트랙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김길리(성남시청)가 참가 5개 종목 중 3개 종목 우승으로 123점을 확보,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빠르게 확정지었다.

노도희(화성시청·61점), 이소연(스포츠토토·55점), 심석희(서울시청·42점), 최지현(전북도청·37점) 등이 남은 개인전 출전권 한 장을 놓고 13일 1000m 레이스를 통해 다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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