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상징 올드 트래포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12일(한국시간) "맨유는 20억 파운드(약 3조 7510억원) 규모의 새 경기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올드 트래포드 해체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최근 115년 동안 홈구장으로 사용한 올드 트래포드를 대신할 새로운 홈구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맨유 구잔주 짐 랫클리프는 지난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재생된 올드 트래포드의 중심에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한 엄청나게 흥미로운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올드 트래포드는 지난 115년 동안 훌륭하게 운영되었지만 최고의 경기장에 뒤처졌다"라며 "기존 부지 옆에 건설함으로써 올드 트래포드의 본질을 보존하는 동시에 역사적인 본거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팬 경험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최첨단 경기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1910년에 개장한 올드 트래포드는 맨유의 홈구장이자 상징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클럽들이 올드 트래포드에서 무릎을 꿇었고, 맨유는 홈에서 많은 승리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어느덧 개장한지 100년이 넘으면서 구장의 노후화 문제가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때때로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화장실에서 소변이 역류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의 홈구장답지 않은 장면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도 낙후된 구장 시설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과거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레이저 가문은 수년간 올드 트래포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세계 최고의 경기장 하나에서 영국과 아일래드 경기장 중 상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는 걸 지켜봤다"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아일랜드와 연합해 2028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유로 2028) 유치를 신청했는데, 올드 트래포드는 UEFA 국제 대회 경기장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배제됐다. 반면에 맨유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경기장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2월 맨유 지분을 인수해 공동 구단주가 된 랫클리프도 올드 트래포드의 노후화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 들였고, 올드 트래포드를 대신할 최신식 홈구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매체는 "맨유는 2030-31시즌 시작에 맞춰 맨체스터의 해답이 되기를 원하는 10만 명 수용 규모의 새로운 경기장으로 이전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유는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걸리는 시간 동안 7만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게 된다"라며 "새로운 경기장은 계획된 5년간의 건설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전 제작을 통해 현장에서 건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 경기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 해체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건축가들은 올드 트래포드 해체 작업을 완료하는 데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라며 새 구장이 완공된 후 올드 트래포드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드 트래포드를 철가하는 이유에 대해 언론은 "맨유는 원래 지난 115년 동안 홈구장이었던 올드 트래포드를 축소된 형태로 유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라며 "올드 트래포드는 여성 팀과 아카데미 팀의 경기를 수용할 수 있는 3만 명 정도 수용 가능한 경기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 "그러나 맨유는 두 개의 경기장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과 오래된 건물을 축소하는데 드는 비용 및 작업을 계산했고, 궁극적으로 재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의 CEO 오마르 베라다도 "올드 트래포드가 남을 가능성은 없다"라며 새 구장으로 이사하면 올드 트래포드를 없앨 것으로 말했다.
맨유의 계획대로 2030-31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새 구장이 완공된다면 무려 120년 동안 맨유의 홈구장으로 사용된 올드 트래포드는 철거 작업에 들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과거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이 '꿈의 극장'이라고 칭했던 올드 트래포드는 국내 축구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맨유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무려 7년 동안 뛰었던 경기장이고, 2012 런던 올림픽 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브라질과 준결승을 치른 장소이기도 하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새로운 홈구장이 완공돼도 올드 트래포드를 놔두는 것을 고려했지만 비용 문제로 철거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맨유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