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후반전 45분을 뛰고도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건재를 알린 손흥민이 영국 언론 평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9분 페널티킥으로 리그 7호골을 터트렸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리그컵 한 골을 합치면 시즌 총 11골을 넣은 셈이 됐다.
그의 소속팀 토트넘은 간판 공격수 손흥민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2-2로 균형을 맞추고 귀중한 승점 1을 얻었다. 이날 본머스의 속공에 수비라인을 무너지며 두 골을 먼저 내주는 등 홈에서 참패할 뻔 했으나 손흥민이 동료들을 독려하고 스스로 공격 활로를 뚫기 위해 다부지게 누빈 끝에 패배를 면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사실상 접은 상태다. 강등될 확률은 희박하지만 리그 성적을 통해 UEFA 대회 티켓을 따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UEFA 유로파리그에 좀 더 무게를 두기로 했고, 만 32세인 손흥민은 체력 안배를 위해 본머스전에선 벤치에 대기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전반 고전하면서 0-1로 끌려가자 후반 시작하자마자 브레넌 존슨과 교대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투입 직후부터 왼쪽 측면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던 손흥민은 후반 9분 '손흥민 존(zone)'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라인을 따라 골대 정면으로 드리블하며 이동하다가 반대쪽 골대 하단 구석을 노리는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볼은 손흥민 전성기 시절처럼 아름다은 곡선을 그리면서 휘어져 들어갔으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손흥민 입장에선 땅을 칠 순간이었다.
감각을 끌어올린 손흥민은 이후 두 팀이 한 골씩 주고받아 1-2로 토트넘이 뒤지던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후반 37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다가 상대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자신의 발을 잡으면서 넘어진 것이다.
손흥민은 자신이 만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뒤 아리사발라가를 속이고 가운데로 힘 없이 차는 일명 '파넨카킥'을 성공시켰다.
승부는 결국 2-2로 끝났다.
올시즌 손흥민을 '한 물 간 선수'로 취급하며 혹평과 폭언을 일삼던 영국 언론도 이날 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함께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을 줬다.
방송은 이어 "손흥민은 골키퍼의 불필요한 파울을 유도했다"며 "골키퍼를 속이는 센스 있는 페널티킥을 차 넣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감각이 아직 살아있음을 전하면서 극찬한 셈이다.
영국 유력지 '이브닝 스탠더드'도 비카리오, 베리발, 매디슨과 함께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며 "1-0 상황에서 특유의 감아차기 슈팅으로 동점골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로 손흥민의 파넨카 킥은 물론 '손흥민 존' 감아차기까지 극찬했다.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1을 줬다. 풋몹은 평점 7.7을 매겼으며 소파스코어는 7.4점을 줬다.
두 매체 모두 손흥민에게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소파스코어 역시 비카리오, 대포알 중거리슛을 꽂아넣은 파페 사르(이상 7.9)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매겼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