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11연승과 함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설까.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를 치른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중반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16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직전 경기였던 2월 21일 현대건설과의 원정경기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25일 전까지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5승5패(승점 73점)를 기록한 흥국생명의 매직넘버는 '4'다. 2위 정관장(21승9패·승점 58점)이 잔여경기 6경기에서 모두 6점을 획득하더라도 흥국생명이 승점 4점을 더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다. 약 한 달 동안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컨디션 체크 등을 할 수 있는 만큼 정규리그 1위 확정이 갖는 의미가 크다.
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빠르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챔피언결정전 대비에 나서겠다는 각오로, 통합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선수들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하던 대로 경기를 준비할 생각이다. (1위가) 확정되면 다르게 할 수는 있지만, 스포츠는 (순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1위를 확정하기) 전까지는 기존 방식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기쁘다. 그것과는 별개로 올 시즌 다른 배구를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지금까지의 결과에 있어서 선수들이 많이 노력하고 이해한 부분, 계속 연습했던 게 경기에서 나온 게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2위 정관장, 3위 현대건설 모두 외국인 선수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관장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는 왼 발목 인대 파열로 이탈했고, 현대건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은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외측 반월상연골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사령탑은 챔프전 직행 못지않게 선수들의 건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도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가 부상으로 이탈한 적이 있고, 내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도, 지난 시즌에도 부상 이슈가 있었다"며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 갔을 때 모든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길, 또 부상 이슈가 없길 기도하고 있다. 어느 팀이든 (부상 이슈는) 있었던 부분인 것 같고, 우리 팀에는 부상 이슈가 일찍 찾아왔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인천에 도착한 IBK기업은행은 원정에서 연패 탈출을 노린다. 지난 4일 현대건설과의 홈경기부터 20일 도로공사와의 홈경기까지 5연패를 기록한 IBK기업은행은 12승18패(승점 37점)로 4위를 지키고 있으며, 3위 현대건설(18승12패·승점 57점)과의 승점 차는 20점 차다.
경기 전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매번 얘기하는 것이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팬들을 위해서 우리가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연습은 잘 하고, 분위기도 좋은데, 체육관에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팀이 지니까 선수들도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엔 중요한 고비에서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중요한 고비에서 점수를 잘 냈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이)소영이, (황)민경이, (육)서영이 쪽에서 조금씩 점수가 나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안 되고 있다. 세 선수(이소영, 황민경, 육서영)의 책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팀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위권 팀들의 상황,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IBK기업은행이 승점 20점 차를 극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사령탑은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주문했을까.
김 감독은 "이미 탈락했다. 지금으로선 남은 경기를 다 이기는 게 한 줄기의 희망인데, 불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다. 팀 분위기, 전력 등을 다 따졌을 때 그건 힘들다"며 "선수들에게도 부담감을 갖지 말고 즐겁게 경기를 하라고 했다. 실력 차는 있지만,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GS칼텍스와 IBK 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