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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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T' 멜로망스 김민석, 'F 그 자체' 베르테르를 만났을 때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21 14: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멜로망스 김민석은 ‘T'의 정석이다. 그런 그가 전형적인 'F'인 베르테르로 변신했다.

‘선물’, ‘동화’, ‘고백’, ‘인사’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 김민석은 지난해 ‘하데스타운’으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고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적어 온 소감을 읽으려고 했는데 그날 적은 것도 눈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최대한 진심을 담아 수상 소감을 얘기했어요. 그런데 제 MBTI(INTP)가 티가 안 나는 유형이더라고요. 엄청난 환희에 차 있는데 그게 티가 안 난 것 같아요.”



'하데스타운' 이후 서울 신도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베르테르’ 25주년 기념 공연에 출연하며 뮤지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과 달리 주인공 베르테르는 'F' 그 자체다. 

“그래서 엄청 공부하듯이 하게 되더라고요. 대본을 다 읽었을 때는 왜 이랬지 하는데 굳이 파고들고 파고들다 보니까 설득력을 갖기 위한 하나의 줄기가 보이고 ‘이런 식으로 가지고 가야겠다’라는 감정적인 선들이 보여서 분석한 것에 맞게 저를 입히는 과정을 했어요.”



베르테르는 계산된 것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사랑을 불태우는 남자다.

반대로 김민석은 “첫눈에 반한 경험은 나도 있는데 그렇게 빠져들진 않는다”라고 ‘T’다운 대답을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예쁘면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나와 잘 맞는 건 아니잖아요. 말 한마디 했을 때 너무 좋으면 깊게 빠져들 것 같긴 한데 저는 그렇게까지 빠르고 깊고 굳건하게 빠져들진 않는 것 같아요. (베르테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르테르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랑을 하는지 생각해 봤어요.”



주인공 베르테르는 절대적인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남자다. 발하임으로 온 베르테르는 이곳에서 사랑스럽고 미소가 아름다운 롯데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롯데에게는 이미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었다. 롯데에 대한 사랑을 접지 못한 베르테르는 ‘자석산의 전설’ 속 부서지는 배처럼 결국 비극을 맞는다. 

“모든 행동의 원인을 ‘이만큼 사랑했다’ 쪽으로 향하고 싶었어요. 감정적으로 유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최대한 감정적이라고 노력해요. 롯데가 초반에 자석산 이야기를 하는데 자석산 이야기가 내게 이런 영감을 줬다는 걸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거든요. 모든 행동의 원인을 ‘롯데를 사랑한다’에 중점을 뒀어요.”



이토록 깊은 외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설렘, 좌절, 슬픔, 절망 등 열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베르테르의 애잔한 사랑은 관객의 감성을 건드린다.

“롯데와 처음 만날 때 감정적으로 엄청난 환희에 차 있던 이유는 세상이 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외로움이 있던 것 같아요. 날 이 외로움과 고독함에서 건져내 준 롯데가 반가운 거죠.

내게 구원자이고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다 보니 도저히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비극이 벌어지고 나도 내 마음이 어떻게 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로 생각했어요. 롯데를 향한 부분에서는 여과 없이 최대한 환희에 차려고 하고 ‘와 어떻게 이렇게 순수한 사람이 존재하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보여주려고 해요.”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는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 현악기 중심으로 편성된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무대, 은유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00년 초연한 뒤 25년간 꾸준히 사랑받았다.

“주변에 많이 물어봤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도전을 해보고 있습니다.  매 순간 부담이죠. ‘하데스타운’도 그렇고 ‘베르테르’도 그렇고 매 순간 처음 무대에 서는 기분이 들 만큼 긴장이 되거든요. 그런 긴장감만큼이나 끝나면 서로 고생했다 하면서 으쌰으쌰 하기 때문에 보람이 크고 계속 도전하게 돼요.”

베르테르의 분신과도 같았던 카인즈의 죽음, 그리고 연이어 일어난 베르테르의 자살까지 극은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기에 여운은 배가 된다. 베르테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은 해바라기가 쓰러지는 것으로 표현해 더 아련하다.

“오시는 분들께서 최대한 베르테르를 이해할 수 있게 연기를 해보려고 노력할 거고 노래도 베르테르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에요. 시간이 빨리 가더라고요. 남은 기간에 많은 관객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석은 앞으로 가수, 뮤지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생각이다. 뮤지컬 덕분에 매너리즘도 극복했단다.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콘서트 무대 감독님이 제가 노래하는 걸 보고 뮤지컬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의를 주셨어요. 동생(김우석)이 배우인데 ‘형은 뮤지컬 안 할 것 같아’라고 해서 저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니 눈이 그쪽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참여하게 됐고 뮤지컬의 매력도 알게 됐어요.

최근에 ‘시라노’를 봤는데 제가 만약 그런 성향을 가슴에 품으면 어떨까 싶어 하고 싶더라고요. 다 좋아요. ‘웃는 남자’, ‘모차르트’도 해보고 싶고 ‘킹키부츠’ 찰리도 해보고 싶어요.”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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