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우승의 맛을 알고 나니까 정말 놓치고 싶지 않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포수 김태군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소속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훈련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태군은 수비, 타격 훈련은 물론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받을 때마다 특유의 입담을 과시 중이다. 파이팅 넘치는 김태군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면 선수들의 얼굴에는 금세 웃음꽃이 핀다.
김태군은 "개인적으로 포수는 항상 야구장에서 분위기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훈련, 경기와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파이팅을 최대한 내서 텐션을 올리려고 한다. 그게 내 역할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태군은 유독 올해 캠프가 더 즐겁고 힘이 난다. 2024 시즌 KIA의 'V12' 주역으로 우승반지를 손에 넣고 프로 데뷔 후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낸 덕분이다.
김태군은 지난해 105경기 타율 0.264(235타수 62안타) 7홈런 34타점 OPS 0.711로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여기에 안정적으로 KIA 투수진을 이끌면서 팀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김태군은 특히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펄펄 날았다. 1~5차전 모두 선발출전, 타율 0.353(17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 OPS 1.087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차전 만루홈런으로 시리즈 판세를 직접 결정하기도 했다.
김태군은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2020 시즌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분명 큰 기쁨이었지만 더그아웃에서만 게임을 지켜본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김태군은 4년 전 아쉬움을 2024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털어냈다. 여기에 모기업의 화끈한 지원으로 이번 미국 스프링캠프를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오가면서 더 신이 났다.
김태군은 "우승을 한 번 맛봤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를 잘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며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어느 해보다 기분 좋게 비시즌을 보냈다. 우승을 맛보니까 이걸 정말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또 "선수들도 지난해 우승 후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역대 어느 팀도 없었던 캠프 비즈니스 왕복 항공권 지원에 선수들이 느낀 게 많다"며 "나도 비즈니스 클래스는 처음 타봤다. 정말 너무 좋았고 편안하게 미국까지 왔다"고 웃었다.
김태군과 KIA 선수들의 2025 시즌 목표는 단 하나, 2년 연속 통합우승이다. 팀 전체가 방심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은 모두 가지고 있다. 충분히 올해 'V13'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태군은 선수단 전체에 형성된 '분위기'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각자 겨우내 성실하게 준비한 성과가 나타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태군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KIA가 강한 게) 느껴진다. 부상자만 없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면 될 것 같다"며 "그래도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어떤 의식을 가지고 시즌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베테랑들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선수들 각자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KIA 타이거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