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한국", "악의적 반칙으로 金 뺏겨"…中 쇼트트랙 쑨룽 "한국 너무 더럽다"→중국 언론도 비난 동참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중국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쑨롱이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맹비난하자 중국 언론이 이를 옹호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10일(한국시간) "쑨롱은 한국의 스타일을 분노해 비판하면서 다시 한번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먼저 지난 9일 중국 하얼빈에 있는 헤이룽장 빙상 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을 언급했다.

문제의 상황은 결승전에서 한국, 중국, 카자흐스탄, 일본 등 4팀이 올라 메달을 다툰 가운데 레이스 막판 1~2위를 다투던 박지원과 중국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충돌한 장면이다. 박지원이 선두를 달릴 때 린샤오쥔이 추월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그러면서 둘 모두 비틀거렸고 이 틈을 타 카자흐스탄이 앞으로 쭉 나서 우승했다.

비디오 리뷰 뒤 한국이 페널티를 받아 실격 처리됐다. 그러면서 중국이 3위로 동메달을 받았다.

사실 이 장면은 박지원과 린샤오쥔 모두 실수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박지원의 과실만 인정되면서 한국은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우승해 '월드 챔피언'인 중국 대표팀은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인 것 같다. 특히 쑨룽이 "한국이 너무 더럽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쑨룽은 남자 1000m에선 결승전에서 밀려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는 한국의 박지원, 장성우, 중국의 류 샤오앙 그리고 일본의 마쓰즈 슈타와 레이스를 펼쳤다.

장성우가 1분29초304로 금메달을 따냈고 박지원이 1분28초829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헝가리 국가대표를 하다가 중국으로 귀화한 류 샤오앙이 1분28초905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런 가운데 쑨룽은 레이스 도중 넘어져 1분44초169에 그치고 5위를 기록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쑨룽은 박지원과 몸싸움 도중 넘어졌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누구도 페널티를 받지 않고 정상 레이스를 벌인 것으로 심판들이 판정을 했다. 

1000m 결승전에서 넘어져 메달 획득에 실패한 후 5000m 계주에서도 동료가 한국 선수와 넘어져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자 쑨룽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맹비난했다.



쑨룽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국 선수들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할 때 곁을 지나가면서 "더럽다, 더러워"라고 크게 소리쳤다.

이어 자신의 인터뷰 차례가 되자 "판정에 대해 말하자면 난 그(박지원)를 밀지 않았다. 왜 이게 내 반칙인가. 공정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쇼트트랙 재미가 사라질 것"이라며 격분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은 쑨룽의 편을 들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비난에 동참했다.

'소후닷컴'은 "한국, 일본, 카자흐스탄과의 금메달 경쟁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경기가 물결을 일으켰다"라며 "중국은 결국 한국의 악의적인 반칙으로 금메달을 잃었고, 이는 경기 후 큰 논란을 일으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차례 한국으로부터 반칙을 당한 피해자로서 쑨룽은 경기 후 한국의 양보 없이 경기 스타일을 비난하고 직설적으로 말했으며, 진실을 폭로한 건 분노를 자아냈다"라고 덧붙였다.

또 "경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중국과 한국이 마지막 스퍼트를 펼치며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지만 바통이 린샤오쥔에게 넘어갔을 때, 마지막 바퀴에서 역전을 시도하던 중 린샤오쥔이 한국 선수 박지원에게 악의적으로 밀리면서 중국은 동메달로 경기를 마쳤다"라며 "한국은 반칙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한국의 추악한 면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 경기였다. 쇼트트랙 챔피언인 왕멍과 저우양은 이를 폭력 사건이라고 비난했다"라며 "쑨룽은 경기 후 '한국이 너무 더럽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억울함을 토로했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한국과 선수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쑨룽의 인터뷰는 오히려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의 최대 이슈인 남자 500m 결승 밀어주기 의혹의 핵심 당사자가 쑨룽이기 때문이다.



500m 결승 마지막 2바퀴가량을 남긴 시점, 박지원이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3위에서 1위로 올라서 선두로 내달렸고 이후 곡선 주로에서 린샤오쥔이 급격히 속도를 높여 아웃코스로 치고 나왔고 역전에 성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쑨룽이 뒤에서 오른손으로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기 때문이다. 린샤오쥔을 밀어준 뒤 쑨룽은 반사 작용인 듯 가장 뒤로 밀려났다.

린샤오쥔은 결국 우승했고 이후 4위에 그친 쑨룽과 오성홍기를 펄럭이며 세리머니를 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 295조 2항에 따르면 쇼트트랙 선수들은 개인 종목 경기 도중 동료로부터 '밀어주기'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이런 행위를 저지를 경우 해당 선수들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심판진은 쑨룽과 린샤오쥔이 빚은 이 장면에 관해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린샤오쥔은 무사히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규정상 심판 판정에 관해 15분 이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한국 대표팀은 중국의 반칙 플레이를 15분이 지난 뒤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쑨룽이 하루 뒤 9일 일정을 마치고 한국 대표팀을 향해 "더럽다"를 외치면서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중계화면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