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투수 정우영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이젠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서 팬분들이 야구 보실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여 드릴 수 있는 야구하겠다."
지난 2023시즌 LG 트윈스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불펜 투수 정우영 역시 우승 멤버로서 영광을 맛봤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딱 1년 전이었던 2022시즌 35홀드로 리그 홀드왕 타이틀을 따내며 탄탄대로를 예고했지만,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최근 두 시즌 흔들렸다. LG가 통합 우승을 이뤘던 2023시즌 60경기 5승 6패 11홀드 51⅔이닝 평균자책점 4.70 41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7경기 2승 1패 3홀드 22⅔이닝 평균자책점 4.76 17탈삼진에 그쳤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오는 등 부상과 부진이 겹쳐 힘겨운 시즌들을 보냈다.

LG 투수 정우영(가운데)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LG 트윈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정우영은 비시즌 훈련소를 다녀온 뒤 미국으로 향해 개인 훈련에 나섰다. 피칭 아카데미 '트레드 에슬레틱스'로 떠나 반등을 이루고자 구슬땀을 흘렸다.
개인 훈련 떠난 배경에 관해 정우영은 "시즌 종료 후 2년간 내 야구에 대해 헤맸던 것(뭘 해야 하고, 어떤 것이 나한테 잘 맞지 않는지)을 좀 더 명확히 알고 싶었다. 나의 야구에 대해 확실하게 정립을 하고 싶어서 일찍 미국에 있는 트레드 에슬레틱스라는 곳으로 가서 훈련하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선진 야구에 대해 배우려고 몇 년 동안 계속 생각을 해왔다. 계속 가고 싶었었는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팔꿈치 뼛조각 수술 등으로 못 가고 있다가 이번 타임에는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팀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주시지만, 선진 야구와 야구 본토에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르쳐주는지가 궁금했다. 트레드 에슬레틱스라는 곳을 SNS로 1년간 봐왔었는데, 직접 경험을 하고 싶어서 지난해 말 훈련소를 다녀와서 잠실에서 2주 정도 몸을 만든 뒤 바로 이동해서 트레드에서 6주 정도 훈련을 했다"고 덧붙였다.

LG 투수 정우영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LG 트윈스
미국으로 떠난 정우영은 개인 훈련 기간 구위 회복과 투구에 관한 부정적 생각을 지우는 데 애썼다.
정우영은 "아카테미에서 첫 면담을 할 때 '단기적으로 100% 단계를 올려 결과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며 '내가 다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찾고, 나의 잘못된 생각들을 고쳐나가기 위해서 왔다'고 참가 목적을 알렸다.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어가는 것보다 여기서 배운 것을 한 시즌 동안 하면서 계속해서 고쳐나가려는 위주로 배웠다. 지금도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을 하고 있다"며 "아카데미 코치들이 '조급하지 말라'고 했던 말이 가장 와 닿았다. 그분들도 (부진했던) 지난 2년을 정말 안타깝게 보셨다. 지금 내 야구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당장 야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내 문제에 대해 빠른 기간 안에 명확하게 캐치해 주시면서 '조급하게 하지 말자'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시고 절제하는 것이 어려운 건데 스스로 통제를 잘한다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LG 투수 정우영(왼쪽)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LG 트윈스
개인 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정우영은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는 시속 92마일(약 148㎞)까지 나왔다. 비시즌이라는 점과 80% 정도로 투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정우영은 "올해 정말 잘해야 되겠지만, 완전히 잘했던 그때로 바로 돌아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점차 좋았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 또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떠나서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을 찾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LG 투수 정우영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염경엽 LG 감독은 정우영을 불펜의 '키포인트'로 보고 있다. 팀은 불펜진 한 축을 맡아야 할 유영찬(오른쪽 팔꿈치 부상)과 함덕주(왼쪽 팔꿈치 부상)가 부상 탓에 장기 이탈했다. 증명된 카드 정우영이 제 몫을 보여줘야 할 때다.
정우영 준비 과정에 관해 염 감독은 "정우영은 올 시즌 우리 불펜 키포인트 중 한 명이다. 현재 캠프 기간은 얼마 안 되었지만, 비시즌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 이번 시즌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LG 투수 정우영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끝으로 정우영은 "(팬들도) 2년간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내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감사드린다. 이젠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서 팬분들이 야구 보실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여 드릴 수 있는 야구하겠다"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LG 투수 정우영은 최근 2년간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비시즌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가는 등 반등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LG 트윈스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