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는 물론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손흥민과 경쟁에서 당장 이길 가능성이 없다.
출전 시간을 원하는데 손흥민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2005년생 공격수 마티스 텔이 토트넘을 거절했다. 오히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2일(한국시간) 뮌헨에서 사실상 밀려난 텔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협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뮌헨과 맨유의 텔에 대한 협상이 열렸다. 임대 이적을 두고 진행 중"이라며 "최근 맨유가 다시 텔의 임대 이적을 원하는 신호를 보냈다. 마커스 래시포드가 애스턴 빌라로 떠난다면 맨유는 텔을 대체자로 준비하려고 한다. 하지만 당장 텔과 맨유의 합의는 없다. 래시포드의 상황을 뮌헨이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텔은 맨유 외에 애스턴 빌라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텔의 측근이 지난 1일 오전 애스턴 빌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아직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맨유와 빌라 모두 텔에게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설득시켜야 한다. 텔이 토트넘의 제안을 지난 금요일 거절한 것이 이 이유 때문이다. 두 구단은 앞서 6000만유로(약 903억원)의 의무 구매 조항이 포함된 임대에 합의했었지만, 선수의 거절로 불발됐다"라며 텔의 선택을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두 구단만 텔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현재 첼시와 아스널도 텔을 옵션으로 두고 있다.
1일 홀슈타인 킬과의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크리스토프 프로운트 스포츠 디렉터는 텔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며칠간 그에 대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라며 "그는 이제 19세에 불과하다. 우리는 텔에게 온전히 주도권이 있어서 만약 그가 오늘 출전 명단에 있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그것이 무언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텔이 여전히 뮌헨 선수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일들이 며칠 사이 있었고 그는 평화롭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선수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텔의 출전 시간을 보장해 주는 곳에 더 많은 협상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앞서 토트넘이 텔 영입에 아주 근접한 것처럼 보였지만, 개인 합의가 불발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달 31일 "구단 간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매체 레퀴프에 따르면, 이적료는 약 6000만 유로(약 903억원)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텔은 구단 간 합의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아직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텔은 아직 판매일지 임대일지도 결정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공식적으로 언젠가 뮌헨 레전드가 될 거라고 강조했었기 때문에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라며 "첼시, 애스턴 빌라고 현재 뮌헨과 대화 중이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그러면서 "6000만 유로에 이적이 성사된다면, 텔은 구단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 판매 선수가 될 것이다. 마타이스 더리흐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그리고 뤼카 에르난데스(PSG)가 4500만 유로(약 677억원)에 판매돼 현재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갖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겨울 이적시장에 무려 9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하기 위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런던에서 뮌헨으로 이동해 선수를 만났는데 여기에서 협상이 틀어졌다.
매체는 1일 "마티스 텔은 오늘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한 뒤 지난 4일 동안 처음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텔이 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 매체는 "텔이 토트넘의 제안과는 별개로 그들의 프로젝트에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텔이 토트넘이 공개한 프로젝트에 확신을 갖지 못해 토트넘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2005년생인 텔은 지난 2022년 스타드 렌(프랑스)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2000만 유로(약 301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텔은 뮌헨 입단 이후 83경기, 1723분을 나서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0경기에 나서 7골 5도움을 기록해 꾸준히 경기력을 올리는 듯했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기회를 잃었다. 새 감독인 뱅상 콤파니가 오면서 리그에서 단 8경기, 253분 출전에 그쳤고 경쟁력을 잃었다.
텔은 기회를 잃자, 출전을 위해 이적을 요청했다. 그리고 최근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등장하며 뮌헨 팬들과 작별하는 분위기다.
텔은 지난달 30일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 후 스카이스포츠 독일과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가 뮌헨에서의 마지막 경기인지 질문을 받았는데 "잘 모르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막스 에베를 뮌헨 스포츠 디렉터도 경기 후 "12월부터 텔이 이적을 원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옵션을 평가할 것이며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다. 난 그를 이해할 수 있다"라며 이적할 거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출전 시간을 원했고 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가 계속 싸워나가길 바랐을 것이다. 나쁜 모습이 아니었다. 난 이전에 이렇게나 많은 구단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텔의 인기가 꽤 있다고도 했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 일단 임대로 텔을 불러들이고 여름에 무려 900억이란 거액을 들이려 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도미니크 솔란케, 그리고 2022년 여름 히샬리송에게 투자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선수 모두 적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텔은 그렇지 않기에 우려의 시선이 컸다.
하지만 선수가 아예 이런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특히나 토트넘의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손흥민이 현재 토트넘에서 텔의 역할이나 포지션과 가장 비슷한 선수다. 독일 무대 경험도 있고 좌우는 물론 중앙 공격수도 소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클래스 차이가 확연하다. 이미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물론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공격수다. 이제 커리어를 시작하는 텔과 비교하기 어렵다.
다만 텔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자원임은 틀림없다. 프랑스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고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아직 20대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텔을 향한 기대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좋았던 시기에 보여줬던 결정력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는 점이 숙제다.
나아가 많은 뮌헨 선수들이 텔의 이적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인터뷰를 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토트넘 출신인 해리 케인은 1일 홀슈타인 킬전 이후 인터뷰에서 "텔은 훌륭한 어린 선수다. 그와 18개월간 일했다. 그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성실히 훈련하고 일한다. 그는 여전히 발전할 수 있지만 올바른 마인드를 갖고 있다. 내 조언은 그가 어디에 가더라도 그에게 출전 시간과 경험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데스리가의 겨울 이적시장 마감일은 이제 약 이틀 남았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마찬가지여서 4일 오전까지 텔의 거취가 어디로 정해질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