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이번 시즌엔 득점까지 곧잘 터트리고 있다.
김민재가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공수에서 도왔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는 26일(한국시간)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유로파 파크 경기장에서 끝난 프라이부르크와의 2024-2025 분데스리가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머리받기 골을 넣으며 환호했다. 뮌헨이 2-1로 승리하면서 이 골은 결승포가 됐다.
전력에서 한 수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뮌헨이 예상 외로 고전했는데 김민재가 영리한 움직임에 이은 송곳 같은 헤더 슛으로 한 골 차 승리의 주역이 된 것이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15승 3무 1패(승점 48)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2위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42)와의 간격을 6점으로 벌렸다.
레버쿠젠은 같은 날 라이프치히와의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겨 뮌헨 추격에 실패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승점 27이 되면서 18개 구단 중 10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재는 후반 9분 요주아 키미히가 왼쪽 코너킥 지점에서 골대로 바짝 붙여 올린 코너킥을 골문 앞쪽으로 뛰쳐 나와 헤더골을 넣어 그물을 출렁였다.
키미히가 찬 공은 골키퍼 손과 김민재의 머리를 거의 동시에 맞은 것으로 보였는데, 분데스리가는 김민재의 헤더골로 기록했다.
뮌헨 데뷔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1골 2도움을 기록했던 김민재는 이번 시즌엔 벌써 3골을 넣으며 공격적으로도 위력을 갖춘 선수임을 알리고 있다. 현대축구에선 세트피스에서 헤더슛이 좋아야 장신 수비수로서 각광을 받는다.
대표팀에선 곧잘 골을 넣었던 김민재가 뮌헨에서도 득점 능력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세트피스 때 상대 수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김민재는 앞서 지난해 10월 6라운드 프랑크푸르트와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넣었다. 이어 이날 프라이부르크전에서 2호골을 찍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엔 자신의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골도 넣은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홈 경기에서 1-0 승리의 결승포를 터트리며 당시 경기 MVP까지 수상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의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이후 진통제를 맞고 뛴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 만큼 뮌헨이 김민재의 수비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셈이다. 김민재는 이달 초 열린 호펜하임과의 17라운드 경기에서 부상 우려를 이유로 한 경기 쉰 적이 있지만 이후 다시 두 경기를 내리 풀타임 소화했다. 뮌헨은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인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가 다치면서 이날은 자신의 백업 수비수인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에릭 다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이날 경기에서 뮌헨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비롯해 하파에루 게헤이루, 김민재, 다이어, 키미히(이상 수비수), 레온 고레츠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세르주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레로이 자네(이상 미드필더), 해리 케인(공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토트넘에서 입단해 김민재를 밀어내고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다이어는 지난해 여름 벨기에 국적의 월드클래스 수비수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이 오면서 다시 김민재에 밀려 벤치로 돌아갔으나 이날 선발 출격했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에도 전반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등 고전했으나 이토 히로키(일본) 등 다른 수비수들이 장기 부상에 빠지면서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린 끝에 이날은 김민재와 선발 출격했다.
여기에 그나브리와 자네 등 연봉 300억원 안팎을 받고도 제 구실을 하지 못해 비판 받는 윙어들도 나란히 선발 출격하면서 기회를 받았다.
뮌헨은 전반 13분 김민재의 전진 패스를 받은 자말 무시알라가 40여m를 단독 돌파하고서 때린 슈팅이 왼쪽 골대에 맞는 등 시작부터 매섭게 프라이부르크 진영을 몰아쳤다.
이후 선제골이 터졌는데 오랜 기간 필드골이 없어 쇠락 논란에 휩싸인 케인이 해냈다.
케인은 전반 15분 에릭 다이어의 오른쪽 측면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은 뒤 환상적인 턴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 지체 없이 오른발 대각선 슛을 쐈다.
홈팀 골키퍼 노아 아트볼루가 반응했지만 케인의 턴 동작에 이은 슛이 워낙 벼락 같아서 골을 내주고 말았다.
케인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7골을 기록했다. 득점 2위 오마르 마르무시(15골)가 최근 프랑크푸르트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기 때문에 당분간 득점 랭킹에서 독주할 수 있게 됐다. 3위 파트리크 지크(13골·레버쿠젠)에게는 4골 앞서있다.
케인의 선제골에 후반전 김민재의 추가골까지 터져 여유롭게 승리를 거머쥐는 듯했던 뮌헨은 후반 23분 마티아스 긴터에게 헤더골을 내줘 다시 한 점 차 불안한 승부를 벌여야 했다.
뮌헨은 추가 실점하지 않았고, 김민재의 헤더골은 결승골이 됐다.
김민재는 오는 30일 오전 5시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8차전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와의 홈 경기에 출격할 예정이다. 뮌헨은 승점 12로 36개팀 중 15위에 그쳐 있다. 상위 8개팀에 주어지는 16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이날 대승을 거두고 다른 구장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9~24위를 차지하면 16강 가기 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