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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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마지막 6개월, 빛이 보이질 않았다"…다이어의 반전 스토리 고백

기사입력 2024.04.06 00:45 / 기사수정 2024.04.06 00:45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를 제치며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찬 에릭 다이어가 입단 직전 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6개월을 회상했다.

벤치에 있던 6개월이 본인이 뮌헨에서 주전으로 도약하게 만든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5일(한국시간) 다이어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2023-2024시즌 전반기 토트넘 벤치에 있던 6개월에 대해 "현재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점은 6개월을 제가 잘 견뎠다는 것"이라며 "1월이면 어디로 갈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 열심히 훈련했다. 터널 끝에 빛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에 나서지 못한 6개월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며 "토트넘에서 훈련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주 좋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겪었다. 전반기에는 축구 인생의 최악의 시기를 보냈고 후반기에는 기적처럼 독일 거함 뮌헨에서 반등,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토트넘에서만 10시즌 가까이 뛴 다이어는 이번 시즌 전반기 경기 출전이 4차례에 그쳤다. 이전 시즌에도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있었으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안토니오 콘테 등 토트넘을 거쳐 간 감독들은 그를 중용했다. 10시즌 동안 1시즌을 제외하고 30경기 이상씩을 소화하며 토트넘의 붙박이로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오면서 다이어는 자리를 잃었다.

최근 센터백으로 주로 출전한 다이어의 자리엔 그 대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이번 시즌 이적한 미키 판더펜이 주전으로 낙점됐다. 토트넘과 다이어의 계약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되기에 토트넘 역시 그에게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했다.

다이어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그것이 축구라며 이번 시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 겨울 다이어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팀이 있었다.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토트넘보다 더 큰 구단인 뮌헨이 토트넘 벤치 자원을 영입하겠다고 한 것이다. 

뮌헨은 당시 주전 센터백인 김민재가 아시안컵으로 빠진 상황이라 센터백 보강이 급선무였다. 김민재를 빼고 나면 전문 센터백이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뿐이었고 두 선수는 전반기에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빠졌기에 보강은 필수였다. 뮌헨은 자신들이 노리던 라두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향하자 다이어로 방향을 틀었다.

감독인 투헬까지 나섰다. '디 애슬레틱'은 당시 상황을 전하며 "투헬 감독은 다이어에게 전화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뮌헨의 경기 방식, 다이어에게 요구하는 점 등이 무엇인지를 직접 알렸다"며 "다이어는 전화를 받은 뒤 이적을 간절히 원했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결국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6개월 단기 임대를 떠났다. 계약 조항에 경기 출전을 많이 하면 뮌헨으로의 완전 이적이 자동 성립될 수 있다는 것도 있었다. 이적 당시 완전 이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뮌헨에서도 김민재가 아시안컵 마치고 돌아오면 백업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 보였다.



토트넘의 벤치였던 다이어는 김민재가 없는 동안 기회를 받았고 투헬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경기에 나서면서 뮌헨과 완전 이적 계약도 맺었다.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였다.

다이어는 김민재가 돌아온 뒤에도 자리를 지켰고 결국 더리흐트와 센터백 콤비 주전을 꿰찼다.

토트넘의 벤치 선수가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출신인 김민재를 밀어낸 것이다. 김민재는 4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김민재의 4경기 연속 벤치는 2021년 여름 유럽에 진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이어는 뮌헨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뮌헨의 동료들에 대해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내 팀 동료가 돼 정말 좋고 같이 있으면 자신감을 얻는다"며 "나처럼 우승하지 못한 선수가 우승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환상적이다"고 설명했다.

다이어는 뮌헨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뮌헨의 상황은 쉼지 않다. 이번 시즌 전까지 뮌헨은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리그 7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1위 레버쿠젠과 승점 13점 뒤져 있다. DFB 포칼컵에서도 지난 11월 3부 리그 팀에게 떨어졌다.




뮌헨에 남은 우승컵은 UEFA 챔피언스리그다. 뮌헨은 8강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을 만난다. 아스널의 북런던 라이벌인 토트넘에서 10시즌을 뛴 다이어에게 아스널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여러 매체도 아스널을 만나는 토트넘 출신의 두 선수 해리 케인과 다이어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는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케인이 아스널과 경기를 펼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바이에른 뮌헨이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이어는 시즌이 끝난 뒤 토트넘을 상대한다. 뮌헨은 오는 8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프리시즌 경기를 갖는다. 다이어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토트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나와 케인을 위해 특별한 것을 준비했다고 들었다"며 "나는 토트넘에서 매우 놀라운 시간을 보냈고 당시에 대해 매우 좋게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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