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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개막전 영웅"…마티니와 페디까지 NC, 'ML 사관학교' 됐다

기사입력 2024.03.30 06:40

팀 동료와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마티니. 사진 우측,  신시내티 SNS
팀 동료와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마티니. 사진 우측, 신시내티 SNS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NC 다이노스도 신흥 ML 사관학교가 될 수 있을까.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닉 마티니(34)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마티니는 지난해 8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상대 선발 조시아 그레이를 상대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선보였다. 홈구장을 가득 채운 4만4030명의 만원 관중에게 개막전 승리를 선물할 수 있었다.

첫 타석부터 마티니의 시원한 홈런포가 터져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1루에서 그레이의 커터가 한가운데에 몰린 걸 놓치지 않았다. 매서운 스윙으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쳐냈다. 시즌 첫 타석부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뜻깊은 순간이었다. 기세는 계속 이어졌다. 팀이 4-0으로 앞선 3회말 1사 2,3루 마티니는 다시 한 번 대포 한 방을 때려냈다.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밀려들어온 커브를 제대로 받아쳤다. 우중간 담장으로 공을 보내는 3점 홈런으로 7-0을 만들었다. 이후 마티니는 침묵했지만, 팀 승리를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퍼부으며 팀의 8-2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마티니의 홈런에 열광하는 신시내티 팬들. 신시내티 SNS
마티니의 홈런에 열광하는 신시내티 팬들. 신시내티 SNS


한국에서 뛸 당시의 마티니. 엑스포츠뉴스 DB
한국에서 뛸 당시의 마티니. 엑스포츠뉴스 DB


마티니는 지난 2022시즌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KBO 리그에서 뛰었다. KBO 성적은 139경기 타율 0.296(510타수 151안타) 16홈런 85타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6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NC는 좀 더 펀치력 있는 타자를 원해 결별했다. 이후 마티니는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 복귀를 시도했다.

마티니는 시즌 중반 빅리그에 콜업돼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2023년 8월 23일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눈길을 끌었다. 백업 맴버로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72타수 19안타) 6홈런 16타점 OPS 0.912로 활약했다. 특히 안타 19개 중 장타가 절반이 넘는 10개였고, 장타율은 0.583을 기록해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4시즌 스프링캠프 마티니는 역시나 백업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타율은 0.194(36타수 7안타)로 정교함은 떨어졌지만, 홈런 4개를 포함 13타점을 올려 클러치 능력을 선보였다. 신시내티는 마티니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고, 일부 선수들의 부상으로 대체 자원이 필요하자 마티니를 개막 로스터에 합류시켰다. 마티니는 이에 부응했다. 개막전 불붙은 장타력을 살려 멀티 홈런과 5타점으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마티니의 폭발적인 활약. 신시내티 SNS
마티니의 폭발적인 활약. 신시내티 SNS


경기 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마티니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개막전, 13가지 흥미로운 사실과 통계'라는 제목의 글에 마티니의 기록을 언급했다. "예상하지 못한 개막전 영웅이 탄생할 수 있다. 신시내티가 그랬다"라며 "마티니는 프랭큼 맥코믹(1941년)과 아담 던(2005년, 2007년)에 이어 개막전에 멀티홈런을 터트린 신시내티 역사상 세 번째 선수가 됐다"라고 했다.

팀 동료들은 마티니를 향한 칭찬 릴레이를 펼쳤다. 외야수 스팬서 스티어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개막전 홈런 2개는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구원 투수 브렌트 수터는 "이곳에서 마티니의 이름은 전설이 될 것"이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 마티니는 "정말 굉장했다. 첫 타석에서 아드레날린이 막 솟구쳤다. 보기만 해도 굉장했다. 두 번째 홈런에서는 더 커졌다. 느낄 수 있었다"라며 "한국을 거쳐 지난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습니다. 빅리그 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마치 모든 것이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정말 특별한 날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마티니. 당분간 빅리그 선수로 뛸 기회를 잡을 예정이다. 데이비드 벨 감독은 경기 뒤 "마티니가 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개막전에 출전할 것도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좋은 선수였다. 마티니는 수년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고, 이제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에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MLB SNS
에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MLB SNS


지난해 NC 소속으로 뛰었던 페디.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NC 소속으로 뛰었던 페디. 엑스포츠뉴스 DB


마티니에 이어 지난해 NC 소속으로 KBO 리그를 정복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투수 에릭 페디도 곧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페디는 2023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최종 성적은 20승 6패 180⅓이닝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과 3관왕(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오르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후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197억 원) 규모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 재입성에 나섰다.

당초 페디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도 거론됐으나 이는 무산됐다. 이날 화이트삭스는 디트로이트와 개막전을 치러 0-1로 패했다. 선발 투수는 개럿 크로셰가 나섰다. 페디는 다음달 1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선발 등판하며 화이트삭스 데뷔전을 치를 계획이다. 

한편 강인권 NC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페디와 마티니의 빅리그 진입을 소감을 묻는 말에 "우리 팀에서 같이 했던 선수들이 또 빅리그로 복귀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 뿌듯하다. 조금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리그에 왔지만, 또 반전할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한 노력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신시내티 구단 공식 SNS / MLB 공식 SNS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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