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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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대로 이런 적 있었나" 남자탁구 명승부, 레전드들도 놀랐다

기사입력 2024.02.25 17:16 / 기사수정 2024.02.25 17:38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1단식에서 장우진이 세계랭킹 2위 왕추친을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경기는 중국이 3대2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1단식에서 장우진이 세계랭킹 2위 왕추친을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경기는 중국이 3대2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부산, 조은혜 기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십 여년 전부터 중국 상대로 이런 익사이팅한 게임은 없었다."

장우진(한국거래소), 이상수(삼성생명) 임종훈(한국거래소), 안재현(한국거래소), 박규현(미래에셋증권)으로 꾸려진 남자 대표팀은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만나 매치스코어 2-3(3-1, 0-3, 3-2, 0-3, 0-3)으로 석패했다.

앞서 대표팀은 한국은 폴란드와 뉴질랜드, 칠레, 인도와 함께 꾸려진 3조에서 조별리그 예선 4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인도를 다시 만나 매치스코어 3-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안착,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따냈다. 이어 8강에서는 덴마크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리고 4강에서 중국을 만나 비록 졌지만 풀매치까지는 접전으로 두 번의 매치를 잡으며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2000년 스웨덴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세계선수권 우승을 놓친 적이 없는 팀. 세계 1위 중국을 만나 무기력하게 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게 매치를 따낸 유일한 팀이 바로 한국이었다.

1매치부터 장우진이 세계랭킹 2위의 왕추친을 꺾었고, 2매치에서 임종훈이 세계랭킹 1위 판젠동에게 패했으나 3매치에서 '맏형' 이상수가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탁구스타 마롱을 풀세트 끝에 잡았다. 한 매치만 이기면 한국이 역사를 쓸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 4매치에서 장우진이 판젠동에, 5매치에 임종훈이 왕추친에게 패했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산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현정화 집행위원장, 유승민 조직위원장, 김택수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산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현정화 집행위원장, 유승민 조직위원장, 김택수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탁구 레전드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자 부산세계탁구선수권 공동조직위원장은 중국전을 끝낸 뒤 "경기를 보며 2001년 오사카 대회가 생각이 났다. 당시 김택수 사무총장님께서 중국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20년 넘게 누가 붙어도 이런 경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런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유 위원장은 "한편으로는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 잘했는데도 흔들리지 않는 중국을 보면서 소름 끼쳤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은 있다. 앞으로 대표팀이 해야 할 숙제가 아닌가 한다. 코칭스태프와의 미팅을 통해서 그 빈틈을 어떻게 파고들어야 할지에 대해 깊이 논의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현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이자 이번 대회의 사무총장인 또 다른 레전드 김택수 사무총장은 "그동안 중국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하는데, 경기를 보면서 준비만 잘 하면 중국도 넘을 수 있겠구나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며 "좋은 경기력에 만족해야 한다는 게 씁쓸하긴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희망적인 생각을 해본다"고 전했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여자탁구의 레전드 현정화 집행위원장은 "인상적인 경기였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봐도 중국 상대로 이런 익사이팅한 경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남자 선수들의 경기 내용이 정말 훌륭했다. 관중들의 매너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에 나도 가슴 벅찬 순간이 있었다. 2-1로 이기고 '역사를 쓰나'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좋은 경기 내용이었다"고 짚었다.

현 위원장은 "결국 벽을 넘지는 못했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 선배의 입장으로 또 탁구인의 입장으로 보는 한 가지는 혼을 갈아서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잘하는 선수 뒤에 잘하는 선수, 그 뒤에 또 잘하는 선수가 있다. 그런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 위원장은 아쉽게 8강에서 탈락한 여자탁구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8강에 오르며 파리올림픽 출전권은 얻었지만, 4강에서 중국을 만나 패하며 목표했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현 위원장은 "남자팀에 비해 여자팀은 득점원, 기술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가 많이 노력해서 좁힐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대표팀에 있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선배로 입장으로는 그렇게까지만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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