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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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57억인데 '1년간 썩는 중'…U-20 빅5 선수, 첼시서 무슨 일 있길래?

기사입력 2024.02.21 13:45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첼시의 센터백 말랑 사르는 그야말로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됐다. 그는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고 마지막으로 1군 경기에 출전한지 1년이 다 돼 간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일(한국시간) "첼시의 잊혀진 선수, 말랑 사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며 그의 근황을 공개, 그의 필사적인 첼시 탈출 의지를 알렸다.  

사르는 지난 2020년 프랑스의 OGC 니스를 떠나 첼시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촉망받는 유망주 중 하나였다. 지난 2018년 스포츠 선수의 각종 지표를 계산하고 몸값을 추정하는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사르를 세계의 20세 미만 선수들 중 5번째로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니스에서 119회 출전한 뒤 첼시로 떠났다. 자유계약이었기 때문에 첼시는 그를 손쉽게 영입할 수 있었다. 총 5년간 주급 10만 파운드(약 1억 4000만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은 사르는 첼시 합류 첫 시즌, 포르투갈의 강팀 포르투로 임대를 떠나 한 해를 보냈다.




이후 첼시로 복귀한 사르는 당시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로부터 여러차례 기회를 받았다. 2021-2022시즌 사르는 총 21번 출전했으며 토트넘 홋스퍼와의 리그컵 준결승전 1, 2차전서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 각 대륙별 클럽대항전 우승팀이 모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의 클럽 월드컵에도 교체 멤버로 따라가 활약했고 첼시는 사상 첫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주가 바뀌고 사르의 입지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2021-2022시즌이 끝날 무렵 미국의 사업가 토드 볼리가 첼시의 구단주가 된 것이다. 볼리는 과감하게 돈을 들이부어 칼리두 쿨리발리, 웨슬리 포파나, 마르크 쿠쿠렐라 등 출중한 수비수들을 여럿 영입했다. '디 애슬레틱'은 당시 볼리가 수비진 보강에만 약 1억 6000만 파운드(약 2694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사르는 결국 다시 프랑스의 AS 모나코로 임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와중에 첼시는 그를 처분하기 위해 1260만 파운드(약 212억원)의 선택적 완전 이적 조항을 삽입했다. 다만 사르는 17경기 출전에 그쳤고 시즌 후반기에 복부 근육에 부상을 입어 모나코는 해당 조항을 발동하지 않고 사르를 첼시로 돌려보냈다.

그가 입었던 부상은 수술이 필요했다. 2023년 5월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신임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사르 없이 미국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다녀왔다. 그 기간동안 그는 21세 이하(U-21) 선수들과 훈련하게 됐다. 그리고 사르는 현재까지도 프리미어리그 출전은 커녕 1군 소집도 되지 못하며 2군으로 강등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욱 최악인 것은 현재 감독인 포체티노가 그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서 루턴 타운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포체티노는 기자회견서 사르의 이름이 나오자 심히 버벅거리며 그의 이름을 재차 확인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기자는 "잊혀진 선수인 사르는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는데 이에 포체티노는 "사르?"라며 측근과 함께 신속히 귓말을 주고 받았다. 이어 그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치 앉아있다가 주먹으로 얻어맞은 것 같다"며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취하는 등 질문을 회피했다. '디 애슬레틱'은 "해당 기자회견 이후 사르는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등록 명단으로부터 완전히 말소됐다"고 덧붙였다.

사르는 절박했다. 자신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깨달은 후 지난여름부터 이적을 시도하는 중이다. 그러나 첼시가 이것마저 막아세웠다.

지난달 사르는 자신을 이적료 없이 내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사르를 기용할 계획이 없는 첼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더해 사르는 계약 만료까지 남은 연봉의 절반을 달라고도 요청했다. 만료까지 1년 반 정도 남은 사르의 계약상 잔여 연봉은 936만 파운드(약 157억원)이었다. 사르가 위약금 개념으로 요청한 금액은 약 80억원인 셈이다.




첼시는 이에 절반을 다 줄순 없고 일정 부분을 더 깎아서 주겠다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리그앙의 르아브르 AC가 사르에 제안해 왔기 때문에 사르는 첼시의 삭감 요구를 받아들였고 르아브르로 향해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쳐 새로운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적시장 마감기한을 단 몇분 남겨두고 첼시가 르아브르로 가는 사르의 계약을 돌연 취소해버렸다. 떠나는 사르에게 잔여 연봉을 단 한푼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르아브르의 스포츠 디렉터 마티외 보드머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보드머는 계약이 파기된 후 "첼시는 사르에게 못할 짓을 했다"며 분개했고 "세부 사항만 몇개 더 조율하면 되는데 갑자기 '유턴'했다. 그들은 사르에게 이적을 허용해주고 합의까지 했지만 몇차례 조건을 바꾸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이 인터뷰한 사르의 측근에 따르면 현재 그는 매우 낙담한 상태다. 측근은 "사르가 이렇게 처져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감정을 숨기려 하지만 난 그를 잘 안다. 그는 자신이 소외됐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첼시는 주전 수비수로 레비 콜윌, 악셀 디사시, 티아고 실바를 번갈아 기용하고 있고 교체 자원으로는 트레버 찰로바, 베누이트 바디아실, 포파나 등이 있다. 그중 바디아실과 포파나는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임에도 네 명이나 쓸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측근의 말을 빌리며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도 사르는 첼시에서 행복한 기억 뿐"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팀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풋 나시오날, 디 애슬레틱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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