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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루 책임질 고영민 코치…"상대에게 '쉬운 팀' 되면 안 된다"

기사입력 2023.12.23 20: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태형 신임 감독과 함께 2024 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25일 1, 2군 코칭스태프 보직을 최종 확정했다.

1군의 경우 김민재 수석코치를 비롯해 김광수 벤치코치, 주형광 메인 투수코치, 권오원 불펜코치, 정상호 배터리코치, 김주찬 메인 타격코치, 김민호 내야수비 코치, 유재신 외야 수비 및 1루 작전코치, 고영민 3루 작전주루 코치가 김태형 감독을 보좌한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0월 중순 롯데 지휘봉을 잡은 직후 바쁘게 코칭스태프 인선에 돌입했다.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호흡을 맞췄던 코치들과 직접 접촉한 끝에 1군에서 지도력이 검증된 베테랑 지도자들을 대거 영입할 수 있었다. 

고영민 코치는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고 고민 끝에 롯데에서 새 도전을 택했다. 선수로 15년, 코치로 6년간 몸담았던 두산을 떠나는 건 매우 힘든 결정이었지만 2024 시즌부터 롯데의 도약에 힘을 보태게 됐다. 




고영민 코치는 김태형 감독과 1년 만에 재결합이다. 두 사람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시즌 동안 두산 1군 내야수비, 1루 및 3루 작전주루코치로 함께했다.

고영민 코치는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두산을 떠나 롯데로 옮긴 건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롯데 마무리 훈련에 조금 늦게 합류한 것도 두산 구단 관계자분들을 찾아뵙고 얘기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당초 고영민 코치가 1군 내야수비 파트를 맡아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고영민 코치가 3루 작전/주루 파트를 강력하게 희망했고 김태형 감독이 이를 받아들였다.

고영민 코치가 1루 내야수비 파트를 고사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지도자로서 수비 코칭 방법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고 봤다. 대신 3루 작전 파트는 자청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고영민 코치는 "김태형 감독님께 수비코치로는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았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김태형 감독이 두산 사령탑이실 때 내가 1군 수비코치를 맡은 적은 있지만 당시 두산 실책이 최다 1위였다"고 말했다.

또 "롯데가 수비가 강한 팀이 아니고 미숙한 부분도 적지 않은데 내가 이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노하우, 능력이 부족했다"며 "김민호 코치님이 내야 수비 파트를 맡으셨는데 나도 옆에서 많이 지켜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민 지난달 중순 경남 김해 상동에서 진행된 롯데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제 짧은 휴식기를 가진 뒤 내년 1월 말 괌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인 롯데 생활을 시작한다.

고영민 코치는 "롯데 유니폼이 두산 유니폼과 색깔과 디자인이 비슷해서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고 웃은 뒤 "내년에는 피치클락 도입 등 작전코치가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23 시즌 팀 도루 101개를 기록, 10개 구단 중 6위였다. 다만 도루 성공률은 70.6%로 9위에 그쳤다. 주루사는 42개로 최소 4위였지만 주자들의 베이스 러닝이 기민했다기보다는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하지 않았던 탓이 컸다.

롯데는 올해 고졸루키 김민석과 베테랑 안권수가 16도루로 팀 내 가장 많이 베이스를 훔쳤다. 김민석은 도루 성공률 84.2%로 가장 빼어난 플레이를 보여줬다. 박승욱도 15도루, 성공률 78.9%로 준족을 과시했다. 

고영민 코치는 두산 시절 롯데에 대해서 느낀 점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내가 보기에는 굉장히 쉬운 팀"이었다며 롯데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고영민 코치는 "주자들이 출루하면 투수를 신경 쓰이게 하고 껄끄럽게 만들고 긴장감을 주는 플레이들이 없었다"며 "롯데는 타격이 터지지 않은 경기는 이기기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자가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디테일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작전코치로서 선수들을 바꾼다기보다는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주자들이 투수의 신경을 건드리면 타자와 승부에 100% 집중하지 못하고 우리 타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고영민 코치는 마무리 캠프에서 롯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4 시즌 그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내년 괌-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

고영민 코치는 "마무리 캠프 때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고 작전도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봤다"며 "선수들이 어느 정도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 봤고 잠재력도 봤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두산 시절에는 넘치는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다면 롯데에서 다시 만난 김태형 감독은 부드러움이 더욱 강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고영민 코치는 "김태형 감독님이 두산에 계실 때보다 더 부드럽고 친근감 있게 선수들에게 다가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롯데 선수들도 김태형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이신지 많은 얘기를 들었을 것 아닌가. 알아서 잘 움직이고 있고 감독님도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시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직접 표현은 안 하셨지만 내 생각에는 롯데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 있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김태형 감독님을 도와 롯데가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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