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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지배한 박해민 "김민혁 타구 잡고 우승 확신, 해피 엔딩 기쁘다" [LG V3]

기사입력 2023.11.14 06:05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이 말 그대로 게임을 지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팀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년 전 자신을 FA(자유계약)로 영입한 구단의 선택을 스스로 신의 한수로 만들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 1패)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구단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LG는 지난 7일 1차전 2-3 역전패로 불안하게 한국시리즈를 출발했지만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2차전 5-4, 3차전 8-7 역전승으로 기세를 올린 뒤 4차전 15-4 대승으로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5차전까지 삼켜내고 'V3'의 대업을 달성했다.

LG는 이날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박해민이 맹활약을 펼쳤다. 타격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수비에서는 그림 같은 호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LG의 첫 득점도 박해민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박해민은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3회말 1사 2·3루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호투하던 KT 선발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박해민은 앞서 지난 7일 1차전 득점권 찬스에서 고영표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아쉬움을 일주일 후 깨끗하게 되갚았다. LG도 박해민의 2타점 2루타로 초반 기선을 제압하고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박해민은 자신의 빠른 발로 KT의 내야를 휘저었다. 후속타자 김현수의 타석 때 3루 도루를 성공시켜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놨다. 김현수의 내야 땅볼 때 홈을 파고들어 LG의 3번째 득점까지 책임졌다. 




박해민은 곧바로 이어진 4회초 수비에서 KT를 좌절시켰다.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이 좌중간으로 날려 보낸 날카로운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과감하게 몸을 내던져 LG의 실점을 막아낸 것은 물론 KT의 추격 흐름을 끊어놨다. 

박해민은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 하나를 더 추가했다. LG가 3-1로 앞선 무사 1루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중심 타선 앞에 차려놨다. 후속타자 김현수의 타석 때 2루를 훔치면서 KT를 더 궁지로 몰았다. 김현수도 병살타의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한결 편안하게 배트를 돌렸고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스코어를 5-1로 만들었다.

LG는 박해민의 활약을 앞세워 KT를 제압하고 29년의 한을 풀었다. 박해민 개인적으로도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14 시즌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박해민은 5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 원도 챙겼다.



박해민은 우승 직후 "내가 데일리 MVP를 받았지만 우리 선수들, 프런트, 29년을 기다리신 팬들까지 모두가 MVP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LG가 29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스토리를 알고 있고 우승을 위한 퍼즐 중 하나로 영입됐다고 생각한다. 작년은 아쉬웠지만 올해는 해피엔딩이라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4회초 수비 때 김민혁 타구 다이빙 캐치는 100%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잡고 나서는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다', '우승했다'라고 생각했다"며 "대타로 나온 선수가 적시타를 치면 분위기가 상대팀으로 넘어갈 수 있는 데 전력분석팀이 한국시리즈 전 제공한 타구 분포도를 믿고 수비 위치를 그 자리에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박해민은 2021 시즌 삼성에서 타율 0.291(454타수 132안타) 5홈런 54타점 36도루로 활약한 뒤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고민 끝에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LG로 4년 총액 60억 원의 대박 계약을 체결하고 둥지를 옮겼다.





박해민은 LG 유니폼을 입고 2022 시즌 타율 0.289(570타수 165안타) 3홈런 49타점 24도루로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를 잡히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박해민과 LG 선수단 모두 아쉬움 속에 2023 시즌을 준비했다.

박해민과 LG는 2022 시즌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정규리그 개막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달성했다. 1994 시즌 이후 29년 만에 쾌거였다. 

박해민은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285(485타수 138안타) 6홈런 59타점 26도루로 활약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 0.313으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 2, 3, 4, 5차전을 모두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리드오프 홍창기와 KBO리그 최강의 테이블 세터에 걸맞은 타격을 선보였다. 5경기 타율 0.389(18타수 7안타) 2타점 2도루 2볼넷 1사구로 부지런히 출루해 밥상을 차렸다.



박해민에게도 올 시즌 우승이 간절했다. 삼성 시절 2014 시즌 우승은 막내급 선수로 선배들을 따라서 뛰었다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베테랑, 중심 선수 위치에서 후배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박해민은 "삼성에서 우승할 때는 형들에게 묻어갔다면 올해는 오지환을 비롯해 베테랑들이 팀을 함께 이끌면서 한국시리즈를 치렀다"며 "나와 오지환에게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5차전 수비 장면 하나로 조금이나마 날린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고아라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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