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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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은 '4-4 명승부' 뒤 첼시 귀환 직감했나…"맨시티 안 져서 자랑스럽다, 첼시는 첼시"

기사입력 2023.11.13 10:23 / 기사수정 2023.11.13 11:24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부흥을 이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모처럼 첼시를 인정했다. 혈전 끝에 첼시와의 4-4 무승부를 거두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맞대결에서 4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회견에서 "첼시는 첼시"라며 지난 2년간 고전했던 첼시의 경기력이 돌아오고 있음을 알렸다.

맨시티가 먼저 전반 25분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의 페널티킥 골로 선제 득점했다. 첼시는 불과 4분 만에 반격의 동점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코너 갤러거가 올린 코너킥을 치아구 시우바가 머리로 받아 맨시티 골망을 출렁였다. 만 39세 노장인 시우바는 이 골로 첼시 역대 최고령 득점자가 됐다.

첼시는 내친김에 리스 제임스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래힘 스털링의 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리그 선두 맨시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46분 마누엘 아칸지의 헤더로 다시 2-2 동점을 만들더니 후반 2분 홀란의 골로 다시 3-2 재역전을 이뤘다.

후반전에도 살 떨리는 승부는 이어졌다. 첼시 스트라이커 니콜라 잭슨이 동료의 중거리슛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재차 슈팅해 3-3을 만들었다. 맨시티는 후반 41분 로드리의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낸 첼시가 결국 승부를 또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후반 50분 첼시 키커로 나선 콜 팔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4-4를 만들었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그야말로 혈투였다. 두 팀 선수들이 격전을 치른 뒤 서로 잘 싸웠다는 의미로 함께 포옹하고 악수할 정도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동점골이 4차례 나온 것은 이번이 5번째다. 2009년 이후로는 14년 만에 처음이다.

첼시는 지난 2021/22시즌부터 단 한 번도 맨시티를 상대로 승점을 챙겨본 적이 없다. 지난 시즌엔 0-2, 0-1로 패했고 2021/22시즌엔 두 경기 다 0-1로 졌다. 2021년 5월29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0 승리가 맨시티에 따낸 마지막 승점이자 승리였다. 첼시는 두 번째 유럽 제패 뒤 2년 6개월간 긴 부진에 빠졌고 그러면서 맨시티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4-4 무승부로 맨시티전 무승·무득점 굴욕이 드디어 끝난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은 맨시티가 15회, 첼시가 17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비슷한 기회를 잡았다. 기대 득점(xG)에서도 맨시티가 2.90, 첼시가 2.96으로 거의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3-3이면 합당한 결과였다는 뜻인데 4-4 스코어가 기록됐으니 두 팀 선수들 집중력과 골결정력이 상당했다는 뜻이 된다.

과르디올라는 첼시의 변화에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취재진을 보며 "친구들, 첼시는 첼시다. 지난 25년간 가장 믿을 수 없는 팀"이라며 뜨겁게 붙은 상대팀을 위해 박수를 보냈다. 이어 "나에겐 우리(맨시티)가 그들을 상대로 지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고도 했다.

첼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질문에도 대처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들(첼시)의 발전 과정에 관한 이야기는 그 쪽 감독과 해야할 이야기로 보인다"면서도 "오랫동안 그들을 상대로 지지 않았다는 게 내겐 더 놀랍다"는 말로 첼시를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울러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훌륭한 광고라고 할 만한 경기였다"면서 "첼시는 환상적인 팀과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첼시는 올 시즌 하위권들을 상대로 패하거나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순위도 10위권 밖이었다. 지난여름 새로 부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또한 지속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팬들에게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남길 정도였다.

그러한 기다림이 통했을까. 첼시는 지난 10월부터 7경기 4승 2무 1패를 거두며 순항하고있다. 순위도 일단 10위를 회복했다.

지난 7일엔 적지에서 당시 프리미어리그 선두였던 토트넘을 4-1로 대파했다. 예상밖 쾌승에 친정팀을 방문해 싸운 포체티노 감독이 벤치 앞에서 껑충껑충 춤을 추고 환호할 정도였다. 이어 열린 맨시티전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4-4 동점을 만들어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야후 스포츠'는 "첼시는 대단한 정신력을 보였다. 홈경기 성적이 지난 7경기 1승으로 좋지 않지만 최근 전체 성적은 좋다"고 했다.





이어 "다가오는 A매치 기간이 끝난 뒤 열리는 뉴캐슬과의 전투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첼시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포체티노 감독은 "프리미어리그가 세계에서 가장 믿을 수 없이 훌륭한, 누구나 뛰고 싶어 하는 리그라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면서 "맨시티는 세계 최고의 팀이다. 첼시는 용감하게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첼시의 반등 여부는 향후 3경기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A매치 휴식기를 마친 첼시는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하며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뉴캐슬 유나이티드,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라이턴, 첼시와 함께 부진의 늪에 빠졌으나 최근 간신히 실마리를 찾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연전을 치른다. 3경기가 끝나고 나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첼시는 첼시"란 발언이 맞을지도 일단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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