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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돌' 아들에 승리 선물…KT 고영표 "축복이 따라왔다" [PO3]

기사입력 2023.11.03 06:00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마법 같은 완벽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첫돌을 맞은 아들의 생일날 멋진 선물도 안겼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NC 다이노스 2승) 3차전에서 NC를 3-0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 승부를 최소 오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까지 끌고 갔다. 

KT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고영표의 호투가 빛났다.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최고구속 138km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주무기인 명품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총 105개의 공을 뿌렸고 데일리 MVP의 영예를 안았다.

고영표는 플레이오프 2차전 종료 후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서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컨디셔늘 끌어올리려고 노력했고 나를 상대로 기록이 좋았던 NC 타자들이 있었지만 내 구위만 살아난다면 괜찮을 거라 믿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KT는 지난 30~31일 안방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시리즈 스윕과 업셋(Upset)의 위기에 몰려있었다. 

고영표는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3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한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던 가운데 쾌조의 컨디션으로 NC 타선을 요리했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말부터 NC가 자랑하는 테이블 세터 손아섭과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고 기선을 제압했다. 박건우까지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삼자범퇴로 게임을 출발했다. 

2회말에는 한층 더 편안하게 피칭을 이어갔다. 2회초 배정대가 NC 선발투수 태너 털리에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고영표와 KT에 2-0 리드를 안겨줬다.




고영표는 2회말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권희동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기는 했지만 곧바로 오영수를 1루 땅볼, 서호철을 2루수 뜬공으로 솎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3회말 2사 후에도 올 시즌 정규리그 타격왕 손아섭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박민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조기에 진화했다.

4회말에는 NC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했다. 선두타자 박건우를 3루수 땅볼, 4번타자 마틴을 2루수 땅볼,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으로 차례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가장 큰 고비였던 5회말에는 특유의 칼날 제구와 명품 체인지업이 빛났다. 선두타자 오영수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서호철에 내야 땅볼을 유도, 1루 주자 오영수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면서 이닝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계속된 1사 1루 상황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김형준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고고 NC의 5회말 공격을 종료시켰다.



고영표는 6회말 선두타자 김주원이 3루수 키를 넘기는 빗맞은 안타로 출루했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또 한 번 고비를 넘겼다. 손아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민우의 타석 때 1루 주자 김주원의 2루 도루 시도를 포수 장성우가 완벽한 송구로 저지하면서 주자가 사라졌다.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은 뒤 포효하면서 더그아웃으로 금의환향했다.

고영표는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즌 때처럼 쉽게쉽게 승부하다가 (안타를) 맞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의식하고 던졌다"며 "NC 타선이 뜨거운 상태라서 범타 유도를 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고영표의 아들 고차민 군이 세상에 빛을 본 뒤 맞이한 첫 번째 생일이었다. 고영표는 지난해 11월 2일 득남 후 '아들 바보'가 됐고 플레이오프 3차전 마운드에 서 있는 내내 아들을 떠올렸다.

고영표는 "아들의 첫돌이 내게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나도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아들의 첫 생일 덕분에) 축복이 따라온 것 같다"고 웃었다.

또 "플레이오프 전까지 휴식기가 길었는데 특별하게 준비하기보다 최대한 잘 쉬려고 했다"며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했지만 참았다. 회복에 집중하면서 평소처럼 똑같이 던지려고 했다. 타자들이 치기 어려운 공을 뿌리는 것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늘 졌으면 마지막 경기라 고영표가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냈다"며 "고영표가 좋은 투구를 해줘서 초반에 승기를 가져왔다. 공백이 길었는데 정말 고영표답게 어려운 위기에서 자기 피칭을 해줬고 우리가 4차전까지 갈 수 있게 됐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KT는 3일 저녁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4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워 시리즈 2승 2패 동률을 노린다. NC는 4차전 선발투수로 우완 영건 송명기를 예고했다.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2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88.2%(15/17)에 달한다. 

희박하지만 리버스 스윕 확률도 존재한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2000년 해체)를 상대로,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2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바 있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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