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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남 향한 김태형 감독의 '무한 신뢰'..."지금 타이밍 너무 좋다!"

기사입력 2023.10.30 14: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한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계약이 공식 발표된 지난 20일 팀 포수진 구성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유강남을 주전 포수로 콕 집었다. 유강남이 2024 시즌 제 몫을 해내야만 팀이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고민 끝에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4년 총액 8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정들었던 잠실을 떠나 부산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롯데는 2018년부터 포수 난에 시달렸다. 부동의 안방마님 강민호가 두 번째 FA 권리 행사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뒤 포수는 늘 롯데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화끈하게 지갑을 연 데는 이유가 분명했다.

유강남이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거둔 성적은 121경기 타율 0.261(352타수 92안타) 10홈런 55타점 OPS 0.726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선수 본인도, 롯데도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전반기 부진이 뼈아팠다. 74경기 타율 0.233(219타수 51안타) 5홈런 27타점 OPS 0.654는 유강남의 이름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었다. 롯데는 타선 침체에 유강남의 타격 난조까지 겹치면서 5월까지 3위를 질주하고도 6월부터 급격한 추락을 겪었다.

희망적인 건 유강남의 시즌 막판 반등이었다. 유강남은 후반기 47경기 타율 0.308(133타수 41안타) 5홈런 28타점 OPS 0.843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롯데가 7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불발됐지만 유강남이 타격감을 회복한 가운데 정규리그를 마친 건 분명 수확이었다.

유강남 역시 "전반기 성적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면 더 큰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다행히 후반기에 조금이라도 성적을 끌어올렸다"며 "비록 팀이 5강 경쟁에서 밀려나더라도 이렇게 끝내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매 타석 끝까지 집중하자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또 "내가 시즌 초반에 후반기에 보여줬던 걸 반만 했더라도 롯데가 더 잘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크다"며 "비 시즌 동안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나도 팀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강남은 올 시즌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거액을 받고 팀을 옮긴 만큼 공수 양면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외려 이 부분이 독이 됐다.

유강남은 "더 심플하게 했어야 됐다. 전반기와 후반기 차이점은 이거 하나"라며 "내가 적은 금액을 받고 온 게 아니기 때문에 팀도 매일 이기고 내가 타격에서 점수도 많이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후반기에는 생각을 줄이면서 외려 더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유강남은 롯데 주축 선수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롯데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김태형 신임 감독과 지난 24일 면담에서 스스로 자청한 부분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6일 "유강남이 마무리 캠프를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첫 주에만 타격 훈련을 하고 빠질 예정"이라며 "유강남은 타격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 내가 롯데 투수들에 대해 물어볼 게 많아서 첫 주는 같이 하게 됐다"고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러면서도 유강남의 타격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유강남도 힘 있는 타구를 연신 외야로 날려보내면서 가벼운 몸 놀림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에 다가가 "지금 타격한 정도의 타이밍, 스탠스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한 뒤 직접 타격폼을 보여주면서 짧은 코칭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 포수진은 유강남을 비롯해 특급 유망주 손성빈, 올 시즌 타격에서 큰 발전을 이뤄낸 정보근까지 1군 자원들이 즐비하다. 안방만큼은 롯데가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김태형 감독 역시 마무리 캠프 첫날 "롯데 포수들이 현재 리그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포수 출신으로 누구보다 포수 평가에는 냉정한 김태형 감독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포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립서비스로 보기는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2015-2022) 포수 평가에 냉정했다. 포수의 게임 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이닝 중간 교체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튿날에는 미디어를 통해 쓴소리를 전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었던 2019 한국시리즈에서는 주전 포수였던 박세혁을 게임 중 교체할 정도로 충격 요법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후에는 박세혁의 성장과 활약이 있었기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점도 잊지 않고 치켜세웠다. 

유강남은 "감독님이 롯데 포수들을 칭찬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하다. 정말 조금의 허점도 보이지 않게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준비를 잘하겠다"며 "꾸준하게 롯데 포수가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게 첫 번째 목표다"라고 화답했다.

또 "감독님이 저희를 보며 웃으시더라도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고 웃은 뒤 "아무래도 현역 때 포수로 뛰셨으니까 나도 배울 게 많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투수들과 더 호흡을 잘 맞춰서 롯데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는 오는 11월 30일까지 김해 상동에 있는 2군 훈련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현재 공석인 차기 단장 선임 문제가 완료되는 대로 내년 2월 스프링캠프 및 전준우, 안치홍 등 내부 FA 선수들과의 계약 문제 조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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