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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열심히 보고 배운다", 그래서 김수지다

기사입력 2023.10.23 11:00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오랫동안 기량을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V리그 19시즌 차 베테랑이다. 국가대표 경력도 화려하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코트 위가 아닌 웜업존에서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김수지는 "많이 보고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재취득했다. IBK기업은행을 떠나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지난 6월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을 마치고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개막전(3-0 승), 18일 현대건설전(3-2 승), 22일 페퍼저축은행전(3-0 승)까지 세 경기서 모두 이주아와 김채연을 선발 미들블로커로 활용했다. 김수지는 경기 도중 교체 투입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내 목표는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는 것이다. 매 경기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쓰려 한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단순히 고정된 라인업으로 경기를 운영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경기에 먼저 들어간 선수들이 잘해주면 나도 보고 배우려 한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웜업존에서 열심히 지켜보다가 (팀 플레이가) 잘 안 되면 '내가 들어가면 이렇게 해야겠다'고 떠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선발 출전 여부는 감독님께서 경기 직전에 말씀해 주신다. 우리 팀의 시스템 내에서 내 역할을 잘하는 데만 집중한다"며 "무릎은 많이 좋아져 훈련하는 데 거의 지장이 없다. 더 강화하는 운동만 보충해서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아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22일 홈 개막전이던 인천 페퍼저축은행전서는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2세트 23-24로 몰린 상황. 김수지는 코트 뒤쪽 빈 곳으로 서브를 넣어 득점을 올렸다. 이후 역전해 25-24로 세트포인트가 되자 엔드라인 근처로 서브를 구사하며 다시 한 번 서브에이스를 터트렸다. 26-24로 세트 승리를 가져왔다. 1, 2세트를 챙긴 흥국생명은 3세트에도 후반 역전을 이루며 세트스코어 3-0(25-19 26-24 29-27) 승리를 빚었다.



김수지는 "1세트 때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정말 잘해줬다. 2세트엔 상대가 몰아붙여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이기고자 하는 우리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 덕분에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반전을 만들 수 있었다"고 짚었다.

2세트 서브에이스 2개로 개인 통산 서브성공 250개를 달성했다. 여자부 역대 8호다. 김수지는 "그 기록은 몰랐다. 원래 강한 서브보다는 목적타 서브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라 서브 기록이 무척 귀하다. 그 순간에 이루게 돼 기쁘다"며 "감독님께서 지시하신 방향으로 서브를 넣으려 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과열돼 떨렸다. 정확하게만 때리자고 생각했는데 득점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김연경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수지는 "기대 안 했던 사람이 서브 득점을 해서 (김)연경이가 더 좋아했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김수지와 김연경은 초, 중, 고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오랜 친구 사이다. 김연경은 "(김)수지가 최근에 서브가 잘 안 들어간다며 연습을 많이 했다. 경기에서 결과로 나와 더 좋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수지는) 서브를 확실히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블로킹 높이도 좋다. 그래서 김수지를 영입한 것이다"고 밝혔다.

김수지는 "아직도 보여드려야 할 게 더 많은 듯하다. 평소 훈련할 때 혹은 경기에 투입됐을 때 더 좋은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독님께서 계속 (영입 잘했다고) 인정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흥국생명은 2021~2022시즌부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썼다. 김수지가 홈팀으로 방문한 것은 22일 페퍼저축은행전이 처음이다. 그는 "확실히 열기가 더 뜨거웠다. 관중들과 보다 가까워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며 "득점이 났을 때 함성이 확 와닿더라"고 표현했다. 이날 인천에는 관중 5152명이 함께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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