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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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 아니다, 나균안은 "'죽기'로 한다" [AG 현장]

기사입력 2023.09.28 07:15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순간이다. 주목받지 못하던 포수에서 국가대표 투수의 자리까지 올랐다. 나균안(롯데)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산용마고 나균안은 포수 유망주였다. 2017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꽃길이 펼쳐지길 바랐다. 현실은 냉정했다. 백업 포수로 경험을 쌓았지만 쉽게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좋지 않은 경기력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저 그런 선수로 표류하는 듯했다.

나균안은 도전을 택했다.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해냈다. 2021년 5월 5일 KIA전서 투수로 첫선을 보였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올해도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3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이었던 성적은 올 시즌 6승7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바뀌었다. 믿고 보는 선발투수가 됐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 생애 첫 태극마크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나균안은 "상상도 못 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며 "너무 좋았다. 성인 대표팀의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게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23일 소집돼 27일까지 각 팀의 대표 선수들과 한 데 모여 훈련을 소화했다. 나균안은 "그저 좋았다. 잘 모르는 선수들, 처음 보는 선수들과도 어색함 없이 즐겁게 훈련했다"고 전했다.

나균안에게 조언을 구하는 투수 후배까지 생겼다. 대표적인 예가 원태인(삼성)이다. 체인지업을 노리는 타자들이 많아져 잘 통하지 않자 포크볼 장착을 시도했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포크볼을 구사하는 선수가 나균안이라 판단, 직접 찾아가 이것저것 물었다.



나균안은 "가르쳐달라고 해서 열심히 알려줬다. 어떤 방법, 느낌으로 던지는지 이야기 해줬다"며 "나도 태인이에게 조언을 구한다. (장)현석(마산용마고)이에게도 커브를 어떻게 구사하는지 물어봤다. 후배여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순조롭게 대회를 준비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상무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34개로 선전했다.

나균안은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경기였는데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며 점검했다"며 "공인구도 초반엔 걱정했지만 특별히 다른 것이 없어 문제 되지 않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다. 다음 달 1일 조별리그 첫 경기인 홍콩전을 치른다. 이튿날인 2일엔 난적 대만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류중일호의 목표는 단연 금메달이다.

나균안은 "'죽기 살기'보다는 '죽기'로 하겠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오고 싶다"며 "어느 팀을 만나든 다 이기겠다. 팀 분위기가 좋아 잘할 수 있을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내가 100구를 던지더라도, 팀만 승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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