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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디니의 추억 "안정환 골든골에 내 커리어 끝나는 줄" →퇴장 토티 "'한 골이면 충분 발언' 왜 그랬을까"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09.22 14:29 / 기사수정 2023.09.22 14:29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여의도, 이현석 기자) 이탈리아 레전드들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소회를 밝혔다.

파올로 말디니와 프란체스코 토티 등 2000년대 초반 이탈리아 축구의 슈퍼스타들이 나란히 한국을 방문했다. 둘은 22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21년 전 한일 월드컵 16강을 추억했다. 둘은 라싱시티그룹 초청으로 지난 21일 방한, 이번 기자회견에 역시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 나섰던 한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 최진철과 만나 해후했다.

말디니는 AC 밀란을 대표하는 수비수 중 한명이다. AC밀란 단 한 구단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며, 밀란에서 세리에A 우승 7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를 달성한 구단의 레전드다. 말디니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1988년부터 2002년까지 활약했는데,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토티는 AS 로마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유소년팀 시절부터 현역 시절 내내 로마에서 활약한 토티는 로마의 역대 최다 득점자 1위에 올라가 있는 선수다. 지난 2017년 은퇴 이후 로마에서 2019년까지 디렉터 역할을 맡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한국에 온 소감에서 방한의 기쁨을 밝혔다. 말디니는 "여기에 다시 와서 기쁘다.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언급했으며, 토티는 "이렇게 한국에 오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 다시 역사적인 경기에 뛰게 되어 너무 기쁘다"라고 방한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말디니는 이번 레전드 올스타전에 참가하기 위해 몸 관리를 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도 무릎 부상이 있어서 최근 7, 8년 동안 축구를 못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위해서 많이 준비해왔다"라며 부상 여파를 걱정했다. 

반면 토티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말디니가 준비가 안 됐다고 했지만, 보시다시피 난 준비가 됐다. 나는 언제나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이번 경기에 좋은 몸 상태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골을 넣으면 덤블링을 두 번 할까도 생각했는데, 나이를 생각해서 자제하겠다. 일단은 득점을 하고 생각해보겠다"라며 득점 의지도 다졌다.




말디니와 토티는 모두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당시 말디니와 토티는 모두 선발로 한국과의 16강전에 출전했다.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한국의 끈질긴 반격에 결국 역전패했다. 후반 막판 설기현이 동점포를 꽂아넣더니 연장 후반 안정환의 헤더에 한 방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다. 당시엔 연장전 골든골 제도가 있어 먼저 득점하는 팀이 이기는 시스템이었다. 안정환은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골든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특히 토티는 이날 연장전 막판 송종국의 태클에 넘어지는 척하다가 심판에 들켜 옐로카드를 받았고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나 이탈리아에 막심한 전력 공백을 초래했다.

토티는 자신의 퇴장 이후 안정환이 득점을 기록하며 더욱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둘은 오랜 세월이 지 당시 기억에 대해 어떤 억울함보다는 좋은 기억으로 추억했다. 




말디니는 "아픈 기억이지만, 이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그 기억이 있었기에 이탈리아가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절치부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는 독일에서 열린 2006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2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안정환의 득점 장면에 대해서도 "월드컵 골이니 기억이 난다"라며 "골든골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골이다. 딱 넣는 순간 내 커리어는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스포츠 세계에서는 그런 아픈 결과도 다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이 됐고, 나중에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토티도 "정말 멋있고 어려운 경기였다"라고 밝히며 "(안정환, 최진철) 두 선수다 열심히 멋있게 뛰어주어줬고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설명했다. 토티는 2002년 당시 '한 골만 넣으면 한국일 이길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점에 대해서도 "그때 당시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뼈아픈 기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축구 팬들에게도 레전드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말디니는 "2002년 월드컵보다 더 재밌는 경기를 만들 예정이다. 많은 분이 오셔서 다같이 즐기면 좋겠다"라고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토티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겠다. 최고의 실력으로 준비해서 돌아오도록 할 것이다"라며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말디니와 토티가 참여하는 레전드 올스타전은 오는 10월 21일 고양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이탈리아 레전드 선수 명단엔 둘 외에도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이탈리아 타깃맨 전통을 이은 루카 토니와 빈센초 이아퀸타,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에 박치기를 당하고 쓰러져 유명한 마르코 마테라치,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세계적인 측면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지안루카 참브로타 등이 와서 한국, 브라질 레전드들과 2002년을 추억하는 뜨거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탈리아 레전드 선수 명단 

GK : 마르코 아멜리아

DF : 파올로 말디니, 마르코 마테라치, 크리스티안 자카르도, 마시모 오도, 마르코 카세티, 안드레아 바르찰리

MF : 시모네 바로네, 스테파노 마우리, 지안루카 참브로타, 스테파노 피오레, 시모네 페로타, 크리스티안 브로키

FW : 델 피에로, 프란체스코 토티, 빈센초 이아퀸타, 루카 토니


사진=연합뉴스, 라싱시티그룹 코리아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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