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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전 완승 고무된 북한 감독…"기쁘고 또 이기겠다, 한국과 붙어도 마찬가지"

기사입력 2023.09.19 21:30



(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김지수 기자) 3년 8개월 만에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남자 축구가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빠르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상대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고 완승을 따냈다.

북한은 19일 중국 진화시 저장사범대학 동경기장(zhejiang Normal University East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전 얻어낸 2득점과 클린 시트로 승점 3점을 얻으면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북한은 이날 골키퍼 강주혁을 비롯해 수비수인 주장 장국철, 김경석, 김유성 등 3명으로 백3 카드로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은 김국범, 백청성, 강국철, 리일성 등 4명이 배치됐고 공격은 김범혁, 리조국, 김국진 등 최종 엔트리에 공격수로 분류된 5명 중 3명을 선발 출전시키며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를 둔 라인업을 꾸렸다. 이중 강주혁과 장국철, 김국범이 24세 이상 와일드카드 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대만을 상대로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예상보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 박스 근처에서 연계를 통한 탈압박 등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던 과정에서 빠르게 선제골을 얻었다. 전반 6분 리조국이 중거리슛으로 대만의 골망을 흔들면서 1-0의 리드를 잡았다.

북한은 대만 박스 인근에서 공격 숫자를 많이 가져가던 가운데 대만 밀집 수비를 패스 플레이로 허물었다. 대만 수비 라인의 간격이 벌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리조국이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날렸고 대만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공이 굴절돼 그대로 골문으로 흘러갔다. 대만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려 실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주요 국제대회에 불참해 왔다. 3년 8개월 동안 사실상 제대로 된 실전을 치르지 못했던 가운데 게임 초반 선제골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다.

북한은 선제골 이후에도 거센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내리기보다는 공수 밸런스 유지에 신경을 쓰다 대만이 틈을 보이면 곧바로 빠른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북한은 전반 12분 추가골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전반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 돌파로 대만 수비수들을 괴롭혔던 백청송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백청송은 대만의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리는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인 뒤 택배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연결했다. 쇄도하던 북한 공격수 김국진이 완벽한 컷백으로 골을 터뜨리고 환호했다. 백청송의 연결부터 김국진의 마무리까지 모든 게 매끄러웠다.



북한은 후반전 시작 후 대만의 반격에 잠시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주장 장국철이 지휘하는 수비라인을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제공권 다툼과 일대일 싸움, 압박에서 대만보다 높은 경기력을 뽐내면서 2-0의 스코어가 유지됐다.

북한은 이따금씩 날카로운 역습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과 대만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에 가로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체력 저하 여파 속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골키퍼 강주혁의 그림 같은 선방, 대만 공격수의 어처구니 없는 슈팅으로 고비를 넘기고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신용남 북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뛰어줘서 좋은 경기를 했다. 감독으로서 기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4년 가까운 국제대회 출전 공백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 내에서 선수들과 꾸준히 훈련과 경기를 소화했다고 강조하면서 경기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신용남 감독은 "우리가 4년 동안 (국제) 경기를 못했지만 국내(북한)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선수들의 잠재력과 능력을 키웠다"며 "오늘 우리 선수들이 팀에서 원하는 대로 (감독이) 요구한 대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우리 선수들이 하나로 단합을 했고 모든 선수들이 감독의 의도에 맞게 잘 뛰었다"며 "목표는 지금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예선을 뚫으면 만날 수 있는 한국전에 대해선 "경기장에서는 이기는 게 승자"라며 "(한국과 붙을)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튿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1일 저녁 같은 장소에서 키르기스스탄과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후 23일 F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격돌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총 23개국이 출전해 A, B, C, D, E, F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3개국이 편성된 D조를 제외한 A, B, C, E, F조 3위 중 상위 4개 팀이 토너먼트 진출권을 얻는다.

D조에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가 갑작스럽게 출전을 포기하면서 D조에 편성된 홍콩, 우즈베키스탄은 자동으로 16강에 진출한 상태다. 북한은 첫 경기부터 승점 3점을 확보, 향후 인도네시아, 키르기기스탄전 운영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미얀마와 함께 F조에 편성돼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당시 F조 4개 국가가 모두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하는 보기 드문 결과가 나왔고 북한은 골득실, 다득점 규정으로 2위를 차지했다. 

16강 토너먼트에서 방글라데시를 3-1로 격파하고 메달권 진입을 꿈꿨지만 8강에서 만난 아랍에미리트(UAE)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으면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북한 남자 축구의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은메달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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