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6:10

[F-1]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타이어 교체하는 사람들

기사입력 2011.06.11 17:03 / 기사수정 2011.06.11 17:13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1 F-1이 중반부를 달리고 있다. 레드불과 세바스티안 페텔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숨막히는 레이스 중에서 목숨을 걸고 타이어 교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고온의 머신에 손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미캐닉’이라고 부른다. 서킷의 정비사, 지구에서 가장 빠른 정비를 하는 사람들인 그들은 누구인가?
 

<사진: 미캐닉들의 임무분담과 시간테이블 (출처:윌리암스팀 홈페이지)>

단순 타이어 갈아 끼는 사람?

F-1 중계를 보면 머신의 트러블이 생기거나 타이어 마모가 높을 때 피트에서 결연한 자세로 대기하다 순식간에 타이어와 급유를 마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요 시간은 약 4초에서 5초 사이.
 
우리의 느낌은 단순하다. “빠르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유일한 감상이다. 미캐닉의 움직임은 미리 정해진 행동 약속에 따라 움직인다. F-1팀들은 인간공학(제조업 근로자들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분석하는 학문) 전문가들을 상시 대기시키며 그랑프리 전,후를 기점으로 팔목의 구부러짐, 허리 위치등 유기적이고 효과적인 동작을 유도하게끔 분석하고 교육시킨다.
 
또 이들의 역할도 경험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최고 막내급은 공구정리, 헬맷닦기, 주변 정리를 하면서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운다. 어느 정도 선이 되면 출발 신호를 알리는 스타터, 타이어, 급유 등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며 실전 투입이 된다. 실수는 곧 패배를 야기하기 때문에 수많은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진정 미캐닉으로 탄생하게 된다.
 

<사진: F-1 레드불팀이 런던시내에서 피트스톱 정비를 시연하고 있다.(출처:F-1공식홈페이지)

미캐닉이 되는 길?

국내에는 안타깝게도 F-1 팀에 소속돼 있는 미캐닉이 없다. 일본은 혼다와 토요타의 참전을 통해 몇 명 배출해 낸 바가 있다. 미캐닉은 주로 대학에서 기계 공학 혹은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며 부수적으로 유명 자동차 업체에서 정비사로 활약한 경력직으로 이뤄진다. 주요 특징은 자동차를 이해하고 만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실무와 이론에 강한 진정한 엔지니어를 원한다는 것.
 
경력직과 별개로 미캐닉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서 독일은 공립 대학별로 미캐닉 과정을 밟는 대학원들이 설립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F-2, F-3 등 F-1 아래 단계급 그랑프리들과 연계해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입학하기 위한 자격은 이공계열 전공자로, 역학을 주로 다루는 물리학 혹은 기계공학 전공자들을 우대한다. 주로 배우는 일은 실무에 관한 것으로 실습과 테스트가 주를 이룬다. 단순 빨리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아닌 얼마나 정확하게 순간적 힘을 잘 사용하였는가를 보여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양성된 미캐닉들은 추천형식으로 낮은 단계의 레이스부터 투입되거나 유명 자동차 회사 정비부로 입사하게 된다.
 
미캐닉의 한 시즌을 들여다보면 ‘힘들다’

F-1 팀당 미캐닉 보유 숫자는 50명 선에서 많으면 100명도 넘어간다. 이들은 20-30명 선에서 4+1 개조로 나누어 활동을 한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선발 체계를 돌리는 것이다. 미캐닉 1개 조당 스케쥴은 (그랑프리출전)-(휴식)-(훈련)-(대비)순의 활동을 한다. 즉 4개조 중 스케줄이 다 다르다는 것과 그랑프리 출전 중 휴식, 훈련, 차기 그랑프리 대비를 각각 나누어하며 팀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다. 때문에 미캐닉들의 그랑프리 출전은 많아야 4-5번 선에서 이궈진다.
 
주목해야할 것은 4개조 외에 +1이 되는 한 개조다. 이들은 테스트드라이버들과 함께 움직이는, 흔히 말해 ‘2군’팀이다. 머신과 타이어를 잔뜩 싸들고 미캐닉4개조와는 별개로 차기그랑프리를 다니며 타이어의 서킷 적응도 스티어링의 감각을 기록하며 ‘1군’팀에 보고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1군팀이 호주에서 개막전을 가질 때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2전 말레이시아에서 미리 머신을 시험해보며 다음레이스 준비를 도와준다.
 
이처럼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 돌아감으로 힘든 것은 시차, 음식, 꾸준한 컨디션유지이다. 공구의 감각도 계속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도 너트, 볼트 조이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페라리의 실전 피트스톱 정비 모습. (출처:페라리팀 홈페이지)>

소년이여 꿈을 가져라!

협소한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려는 자들이 늘어서고 있다. 남자의 로망인 자동차 그리고 가장 위에 있는 F-1 머신을 만지는 일은 꿈이라도 행복할 것이다. 미캐닉이 된다면 지구에서 가장 정비 잘하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타이어를 바꾸는 수식은 자동적으로 붙게 될 것이다.
 
한국인 미캐닉이 탄생한다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세계 최고 제조업을 자랑하는 F-1에서 정비기술을 배운 사람이 나온다면 기술적 혁신, 넓어진 시야로 인해 분명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다.
 
당신, 꿈을 가지고 있는가.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서영원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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