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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벤투→김은중…한국 축구 '쾌거'에 '판버지' 김판곤 그림자 짙다

기사입력 2023.06.06 06:45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지구 정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세계 4강을 일궈내면서 김 감독을 낙점한 김판곤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혜안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과 파울루 벤투 감독, 그리고 이번 김은중 감독까지 그의 손에 선택받은 지도자들이 한국 축구에 굵직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김은중호'는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트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최석현의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고 지난 2019년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 대회 2회 연속 4강행은 아시아 축구에선 최초의 일이어서 더욱 기념할 만하다. 과거 일본이 3회 연속 8강 진출(1995년 8강, 1997년 8강, 1999년 준우승)을 이룬 기록이 있으나 한 차례 준우승을 제외하고는 8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한국은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준결승 진출로 아시아에 전무후무한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19년 대회 준우승이 우연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꾸준한 유소년 육성이 이뤄낸 실력임을 김은중호가 입증했다.

U-20 대표팀 쾌거 중심에 따뜻한 리더십을 갖춘 김은중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김봉길 전 U-23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받아 연령별 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한 김은중 감독은 김봉길 감독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김학범 감독이 온 뒤에도 코치직을 유지하며 그는 이민성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함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0 도쿄 올림픽 8강을 연달아 경험했다.



그리고 2021년 여름 도쿄 올림픽 이후 김학범 감독이 물러나면서 잠시 공백기를 갖던 김은중 감독은 그해 12월 공석이던 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던 김판곤 감독은 10명의 후보를 추린 뒤 여러 공정을 거쳐 40대 초반의 김은중 감독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추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선임 배경에 대해 "4년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 육성과 국제대회 준비에 필요한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했다고 판단했다"며 "그가 시도하려는 빠른 공격 전개,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제압하는 적극적인 수비 전술은 우리 대한축구협회가 추구하는 능동적인 축구 철학에 부합한다. 또 바르고 합리적인 성품, 참신한 이미지, 젊은 선수들과의 원만한 소통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결국 이번 U-20 월드컵 새 역사의 밑거름이 됐다. 면밀한 면접, 대한축구협회가 설정한 스타일의 축구에 부합한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 



김 전 위원장의 공적은 이미 파울루 벤투 전 남자 A대표팀 감독 선임과 김학범 전 U-23 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2017년 대한축구협회 조직 개편에 따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직에 오른 김 전 위원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선임 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선임 배경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이 "앞으로 4년간 인내하고 잘 지워하면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고 설명하며 "중국에서 실패한 감독"이라는 여론의 냉정한 시각에도 벤투 감독과의 계약에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4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이란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 이전 김학범 감독 선임 때도 그랬다.

김 전 위원장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반년 남짓 남았음에도 감독 교체를 통한 김학범 감독을 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등 지금 한국 축구 기둥들의 병역 혜택으로 연결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해냈다. 그리고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우승, 또 한국 축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8강 성과를 연달아 냈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다시 감독을 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월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 지난 1월 아세안축구연맹컵에서 최강팀 조호르바루의 차출 거부에 따른 반쪽 짜리 대표팀을 이끌고도 4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에도 자신의 그림자를 남겨놔 이렇게 김은중호의 4강 쾌거를 뒤에서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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