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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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참패…여자 쇼트트랙, '노골드 수모'→올림픽 노란불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기사입력 2023.03.13 11:37 / 기사수정 2023.03.13 11:37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에 위기가 찾아온 걸까.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던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노골드'로 마무리했다.

원래 서울 세계선수권은 지난 2020년 3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대회 개최가 미뤄졌다. 3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서울에서 대회가 개최됐고, 많은 팬들이 대표팀의 금빛 질주를 기대했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이 에이스 박지원의 1000m, 1500m 금메달 석권에 따른 2관왕으로 체면을 세운 것과 달리, 여자 대표팀은 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에게 고전하며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여자 500m, 1000m, 1500m 등 개인전 3종목에선 네덜란드 잔드라 벨제부르가 2관왕(500m, 1000m)에 올랐고, 쉬자너 스휠팅은 1500m에서 금메달 그리고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 종목인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은 네덜란드 몫이었다.



반면 개최국이자 여자 쇼트트랙에서 오랜 기간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한국은 은메달 3개(1000m, 1500m, 3000m 계주)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 최민정(25·성남시청)은 1000m와 1500m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을 뚫지 못해 2위를 차지하더니, 3000m 계주에서도 별다른 활약 없이 또 은메달을 땄다. 세계 2위를 3번이나 한 것도 나쁜 성과는 아니지만 최민정 스스로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게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의 성적표를 잘 말해준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심해 불참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지난 2001년 전주 세계선수권 이후 22년 만에 금메달이 없어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게 쇼트트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01년 전주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은 중국에 모든 금메달을 내주며 3000m 계주 은메달 하나에 그쳤다.

이후엔 참가한 매 대회마다 금메달을 최소 한 개 이상 획득했으나 22년 전처럼 안방에서 '노골드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올림픽 다음 해라 한국 선수들이 컨디션 조정기를 거친 것일 수도 있다. 최민정의 경우, 발목 부상에 학업 문제 등으로 100% 전력 투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치부하고 다음을 기약하기엔 네덜란드와 격차가 너무 벌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우선 '노골드'를 떠나 개인전 3개 종목에 출전했던 최민정, 김길리, 김건희, 심석희 중 결승까지 진출한 선수가 최민정 단 한 명뿐이었다.

게다가 5년 넘게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지난해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에서 이번 대회엔 열리지 않은 3000m 슈퍼파이널 포함해 4관왕에 올랐던 최민정의 경기 운영 방식이 결승에서 전혀 통하질 않았던 것도 간과할 수 없다.

500m에서 조기 탈락한 최민정은 1000m와 1500m 결승에서 뒤에 처져 레이스를 관망하다가 추월하는 전략을 선택했는데 벨제부르와 스휠팅의 스피드가 워낙 빨랐다. 또 최민정의 레이스 전략이 들통이 난 상태여서 맥 없이 패하고 말았다.  



이에 더해 2014 소치 올림픽과 2018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여자 쇼트트랙 10년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받았던 심석희가 여러 풍파를 거치면서 기량이 회복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제 대학생이 되는 2004년생 김길리 역시 3살 많은 벨제부르, 그리고 2003년생인 미셸러 벨제부르 자매가 이미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하는 상태라 향후 세계 제패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번 서울 세계선수권에서 알리고 말았다.

세계선수권을 지켜 본 쇼트트랙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벨기에,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선수들이 힘과 스피드, 그리고 세대교체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데 우리가 너무 나태했던 것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또 벨제부르 자매들과 경쟁할 2000년대생 여자 선수가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까지는 3년이 남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 교훈을 잘 되새겨 준비하면 다시 금빛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쇼트트랙의 저력은 어느 나라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민정 역시 대회를 마친 뒤 "이번 시즌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다음 시즌부터 여러 부분에서 변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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