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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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2루타에 좌절했던 日 국대 "집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기사입력 2023.01.28 09:40 / 기사수정 2023.01.28 12:34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던 이마에 토시아키(39) 현 라쿠덴 골든이글스 2군 타격코치가 한일전의 악몽을 회상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27일 이마에 코치가 최근 도쿄TV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6 WBC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경험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이마에는 2005 시즌 지바 롯데에서 타율 0.310 8홈런 71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일본시리즈에서 8연타석 안타 포함 타율 0.667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지바 롯데 소속이던 이승엽(47) 현 두산 감독은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3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이마에에 밀려 시리즈 MVP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마에는 기세를 몰아 2006 WBC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만 주전 3루수를 차지하는 못했다. 당시 일본 최고 거포 3루수였던 이와무라 아키노리(44)에 밀려 백업의 위치에서 대부분의 대회를 치렀다.

이런 이마에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본선 2라운드 3차전 한국과의 경기였다. 선발 3루수로 나선 이와무라가 2회말 주루 플레이 중 무릎 부상을 입으며 이마에가 3회초부터 대수비로 투입됐다.

이마에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수비 중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다. 1사 1루에서 한국은 이병규(49)가 중전 안타를 때려냈지만 1루 주자 김민재(50)가 2루를 거쳐 3루로 뛰다가 주루사 할 위기에 처했다. 일본 중견수 긴조 타츠히코(47)의 3루 송구가 워낙 정확했던 까닭에 타이밍상으로는 100% 아웃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이마에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 베이스로 돌진한 김민재를 제대로 태그하지 못했다. 공은 이마에의 글러브 안에서 빠져  나왔고 3루심은 그대로 세이프를 선언했다. 

기사회생한 한국은 이후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가 탄생한다. 이종범(53)이 일본 최고의 강속구 투수 후지카와 큐지(43)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한국은 9회말 구대성(54)이 니시오카 츠요시(39)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1사 1루에서 등판한 오승환(41)이 아라이 다카히로(46), 다무라 히토시(47)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일본을 무너뜨렸다. 

이마에는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 한국과 경기가 끝난 뒤 아오키 노리치카와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저녁 식사에 나를 초대해서 조금은 위로를 해줬다"면서도 "너무 우울해서 정말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라운드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미국이 한국에 이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히며 일본과 1승 2패로 동률이 되는 반전이 일어났다. 실점률 차이로 4강에 진출한 뒤 준결승에서 한국, 결승에서 쿠바를 꺾고 WBC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마에는 결승전 적시타를 쳐내며 한국전 실수에 대한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냈다.

이마에는 "우리가 우승한 뒤 나는 일본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당시에는 살아 있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좋은 교훈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로부터 회복하려는 욕구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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