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09 11:36 / 기사수정 2011.05.10 03:0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무결점 플레이어'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가 다시 한번 라파엘 나달(25, 스페인, 세계랭킹 1위)의 발목을 잡았다. 조코비치는 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1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마드리드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나달을 2-0(7-5, 6-4)로 제압하고 올 시즌 6승을 올렸다.
조코비치는 2011 시즌 개막 이후 32연승이란 경이적인 승률을 이어나갔다. BNP파리바스 오픈과 소니에릭슨 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을 만난 조코비치는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새로운 황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두 대회는 모두 하드코트에서 열렸다. 조코비치는 클레이코트보다 하드코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클레이코트에서만 37연승을 달리던 나달을 잡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다.
이번 마드리드 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의 클레이코트 37연승과 조코비치의 31연승 중, 하나의 기록은 깨지는 것으로 예정돼있었다. 그동안 클레이코트에서 '무적 모드'를 보여준 나달을 생각할 때, 조코비치의 우승은 위태로워보였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예상은 기우임이 드러났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매우 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며 첫 서브 성공률도 좋았다. 나달은 67%의 첫 서브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범실은 두 선수 모두 27개로 똑같았다.
나달의 빠른 발을 잡은 것은 조코비치의 송곳 같은 백핸드였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조코비치의 백핸드 공격을 나달은 따라잡지 못했다. 라인 안쪽에 살짝 걸쳐서 들어오는 정교한 백핸드에 나달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두 선수는 2시간18분 동안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펼쳤다. 나달은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하지만 조코비치의 수비를 돌파하지 못했다. 정교한 포핸드와 백핸드, 여기에 탁월한 네트플레이 능력까지 갖춘 조코비치는 '무결점 플레이어'라고 불렸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 멘탈적인 측면에서 2%가 부족했다. 나달과 로저 페더러(30, 스위스, 세계랭킹 3위)와 비교해 위기 극복능력에서 떨어지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나달과의 마드리드 오픈의 승부처는 1세트 후반부였다. 4-0으로 앞서나가던 조코비치는 5-5 동점을 허용했다. 나달은 까다로운 서브로 조코비치를 공략하며 대역전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1세트 열 번째 게임은 서로 듀스를 주고받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결국, 나달이 승리하면서 5-5 동점이 됐을 때, 나달의 역전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냉철한 경기운영 능력을 보이며 2게임을 내리 따냈다. 7-5로 1세트를 마무리 지은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나달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때리는 백핸드는 승부수로 작용했다.
조코비치는 5-4로 앞서있던 상황에서 나달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킹해냈다. 2세트를 6-4로 마무리 지은 조코비치는 '황제'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바로 하드 코트가 아닌,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제압한 것이다.
현재 조코비치의 상승세를 멈출 수 있는 선수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나달-페더러의 2강 구도를 깨고 새로운 강자로 등극한 조코비치는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정상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프랑스 오픈 우승 경험이 없는 점이 조코비치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유일한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의 '절대강자'는 역시 나달이다.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제압한 상승세가 프랑스오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노박 조코비치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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