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2-12-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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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의 벤투? 유연함과 실리의 벤투였다 [카타르 현장]

기사입력 2022.11.25 07:00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우리가 알던 '고집 축구'가 아니었다. 월드컵 레벨에 걸맞는 유연함으로 한국 축구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경기 주도권을 쥐며 상대와 강하게 맞선 끝에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승점 1점을 챙겨 우루과이와 함께 H조 공동 2위가 됐다. 포르투갈이 가나를 3-2로 이겨 H조 1위다.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 벤투 감독 부임 뒤 4년 넘게 추진했던 빌드업 축구가 경쟁력이 있음을 나름대로 입증했다. 골키퍼 김승규부터 시작되는 공격 작업은 우루과이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빌드업이 전부는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고집스러울 만큼 자신의 철학을 지켰지만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갔다. 김승규가 롱킥으로 전방에 볼을 바로 연결한 장면도 있었으며, 때로는 라인을 내려 우루과이의 공격에 수비수들이 너무 부담 갖지 않도록 했다.

도하 현지에서 우루과이전 마이크를 잡은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벤투 감독이 월드컵 경험을 살려 고집보다는 변화를 줬고 이게 나름대로 통했다"고 호평할 정도였다. 벤투 감독은 조국 포르투갈 대표팀을 데리고 8년 전인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있다.

이강인 기용 역시 달라진 벤투의 한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두 차례 A매치에서 이강인을 불러놓고 단 1분도 투입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강인이 이번 시즌 마요르카에서 주전으로 올라선 터라 그에게 눈길 주지 않는 벤투 감독을 아쉽게 보는 눈빛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 후반 중반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집어넣은 3명의 교체 선수 중 이강인을 포함시켜 그를 언젠가 쓸 생각이 있었음을 알렸다. 경기 뒤엔 이강인을 가리켜 "탈압박 능력이 좋다"고 칭찬도 했다.

그야말로 파격과 유연함의 연속이었다. 꽉 짜인 전술이 아니라 상황마다 불거진 변수를 반영하는 능동적인 전술이었다.

후반 도중엔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판정에 아쉬움을 표하고 태극전사들의 기를 살려줬다.

고집의 벤투가 아니라, 유연함과 실리의 벤투였다. 월드컵 클래스에 어울리는 90분이었다.

벤투 감독이 1승 상대로 꼽히는 28일 가나전에서 어떤 용병술을 펼쳐들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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