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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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헌 "빌런 연기, 마음껏 욕하라고 했지만 너무 외로워"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9.22 11: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 빌런 연기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7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3.9%, 전국 13.7%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동시간대 드라마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 21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주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극중 김주헌은 스타검사 출신 시장 최도하 역을 맡아 빌런으로 활약했다. 마지막회 최도하(김주헌 분)의 엔딩은 분당 최고 16.9%를 기록하기도 했다.

악역 연기, 감정적인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주헌은 "특별히 없었다. 악인을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았다. 그게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빌런이라고 해서 악함을 연기하는 게 위험한 거다. 악함이 어디에서 나오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됐는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사이코패스라고 하시는데, 제가 제일 경계했던 단어가 사이코패스다. 그 설정을 가져감으로 인해서 그 연기의 선택 자체가 너무 쉬워지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악함=사이코패스가 되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주헌은 "근데 어제 '최도하로 생각해서 사이코패스 진단서를 한 번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주헌은 캐릭터 설정에 대해 "대본이 끝까지 나온 게 아니니까 저도 계속 뼈대를 붙여나갔다. 하면서 잘못된 게 있으면 이 뼈대를 마음적으로 뜯어버리고 다른 살로 입혀나가는 게 필요하다. 회차를 거듭하고 대본을 받으면서 만들어나가는 거지, '어떻게 해야겠다' 바로 생각하는 건 너무 어렵다. 근데 그 음습함과 찝찝함을 계속 갖고 있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멀끔한 척하고 있지만 사실 이 안은 안 그렇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또 김주헌은 악역 연기로 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 연기로 인해서)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다. 근데 방송을 보면서 최도하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이 최도하한테 분노할 때 엄청난 쾌감을 느꼈다. 막 웃으면서 봤다. 너무 통쾌하고 유쾌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배우들끼리도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나쁜 놈' 이렇게 얘기하지 않나. 저는 '그러게 왜 이렇게 나쁘지?' 하면서도 '뭐가 나빠' 하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주헌은 "그 중에 하나가 주희(옥자연)가 교통사고 당하고 나서의 제 반응이다. 현장에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감독님께도 '주희에 대한 마음이 정말일까요? 두 가지로 생각을 해볼게요' 했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때 최도하가 벌써 튀어나왔으면 안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연기를 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시청자분들께 제가 울거나 분노하는 연기를 보여주면 '사랑하는지도 몰라'로 보이길 바랐다. 근데 저는 생각을 다르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쳐서 우는 게 아니라 '얘는 내 건데, 내가 사용할수 있는 도구인데 누가 건드렸지' 하는 거였다.



또 김주헌은 "옥자연 배우한테는 이런 얘기를 안 하고 '진짜 사랑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음에 연기할 때 어떤 영향을 줄지도 모르니까"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김주헌은 "최도하가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파워게임에서 우위를 결정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일반적으로 생각이 달라야 했다. 최도하는 뇌 구조가 다른 사람이다. 기본적인 레벨을 보통 사람이 1이라면 최도하는 5~6으로 잡고 시작을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안 했다가 뼈대를 수정해나가면서 바꿔나갔다. 그렇게 하고 나니까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는지 묻자 "피켓 시위할 때 '폐수 다 먹어라' 그런 문구가 있더라. 그게 절묘하게 너무 재밌었다. 근데 사실 제가 쾌감을 느낀 건 딱 하루다. 막방 때까지 너무 외로웠다. 왜냐하면 막방 하는 날에 다른 배우들은 웃으면서 SNS에 사진 올리고 '막방이에요' 하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그걸 올리겠나"라고 말했다.

김주헌은 인스타그램에 "마음껏 욕하세요. 괜찮아요"라는 글과 함께 '빅마우스' 촬영 스틸컷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마음껏 욕하라고 올렸던 건 제 SNS에 들어오셔서 최도하 사진에 욕을 하셨으면 했다. 거기서 푸시라고 한 거다. 그 게시물이 좋아요가 10만 가까이 되고 댓글이 만 개가 넘게 달리더라. 제 게시물 중에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김주헌은 "너무 외로웠다. 솔직히 좀 씁쓸했다. 최도하로서 외로운 게 아니라 제가 너무 외로웠다. 그 쾌감, 통쾌함은 하루였다. '악역을 하면 이런 걸 느끼는구나' 했는데 하루만에 '내가 왜 그랬지' 했다"라고 악역 연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또 김주헌은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가족들이 제가 혹시라도 피해를 볼까봐 안 물어본다. 드라마 볼 때도 그들만의 단체 카톡으로 얘기하는 것 같더라. 조카가 있는데, 너무 궁금해해서 막내누나가 빅마우스가 누구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기도 했다. 저는 최도하가 그렇게 반응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주변인 통해서는 거의 못 느꼈다"라고 답했다.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활약 중인 김주헌은 "잡혀있는 스케줄, '별들에게 물어봐', '낭만닥터 김사부'를 재밌게 잘 찍는 거. 기대를 엄청하고 있다. 한석규 선배님과 성경이, 효섭이, 돌담 식구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 건강하게 무리없이 스케줄 소화를 잘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MBC '빅마우스', 김주헌 인스타그램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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