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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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정찰병으로 보낸 시간, 양찬열은 두려움을 모두 떨쳐냈다

기사입력 2022.06.22 11:40 / 기사수정 2022.06.22 13:07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에서 올 시즌 또 한 명의 예비역 스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외야수 양찬열이 민간인이 된 지 한 달 만에 치른 1군 무대 복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두산은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6-2 대승을 거뒀다.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양찬열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의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승리의 발판을 놨다.

양찬열은 이날 경기 내내 알토란 같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팀이 0-2로 뒤진 3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전역 후 첫 안타를 쳐내며 반격의 물꼬를 터줬다. 두산이 3-2로 앞선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프로 데뷔 첫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6회초에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 SSG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줬던 좋은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1군 콜업 첫날부터 자신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준 김태형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양찬열은 경기 후 "군대에 있을 때도 항상 자기 전에 1군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는 상상을 많이 했다"며 "이미지 트레이닝이 잘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역 후 첫 1군 경기부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찬열은 2020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하위 라운드 지명 선수였지만 데뷔 첫해부터 1군 17경기에 출전해 22타수 5안타 타율 0.227 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뒤 현역으로 군입대했다.

당초 상무 입대도 고려했지만 NC 김성욱, 키움 임병욱 등 자신보다 커리어가 뛰어난 선배들이 상무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미련 없이 군복을 입었다.

21사단 소속 부대 정찰병으로 복무하면서 강원도의 강추위 속에 매일 밤 1군 무대에서 활약할 날은 꿈꿨다. 대학 동기와 함께 입대한 덕분에 캐치볼로 감각을 유지했고 대대장의 배려로 배트 등 장비도 부대 안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양찬열은 "군대에서도 매일 TV로 두산 경기 중계를 봤고 영하 7도에서도 캐치볼도 하고 스윙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다했다"며 "대대장님께서 한화팬이셨는데 부대 안으로 방망이 반입을 허락해 주셔서 열심히 운동할 수 있었다. 특혜를 주신 적은 없지만 내가 훈련하는 걸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또 "군대에 있을 때 먼저 1군에서 활약 중인 동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군대를 빨리 갔다 오는 거니까 나가서 더 잘하자고 마음 먹었다"며 "사실 군대 가기 전에 경기를 뛰면 긴장도 되고 불편했다. 오늘은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예비역이 된 지금은 모든 게 다 편안해졌다는 입장이다. 긴장과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은 군대에서 모두 떨쳐내고 왔다. 이제 한 경기를 잘했을 뿐이고 주전의 위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양찬열은 "이제는 쫄면 안 되고 주눅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물러설 데가 없으니까 내가 잘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매 순간 최대한 즐기면서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인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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