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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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나면 용서? 이기적인 행태, 다 차려놓은 '흥행 밥상' 엎는다

기사입력 2022.03.19 07:00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참 이기적이다.

강정호는 2009년, 2011년, 2016년 세 차례나 음주운전을 저지른 전과자다. 야구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고, 팬들은 등을 돌렸다. 국내 최고 유격수, 메이저리거 타이틀을 달고 승승장구하던 강정호는 스스로 복을 걷어차며 나락으로 추락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강정호는 이듬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서야 사과의 뜻을 전한 강정호의 행동과 그가 범했던 죄질에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결국 여론의 거센 비판에 부딪혀 강정호는 복귀 의사를 접었다.

현역 유니폼을 벗은 지도 어느덧 2년이 훌쩍 넘은 시점. 키움 히어로즈가 움직였다. 키움 구단은 18일 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 그리고 강정호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알렸다. 사실상 은퇴의 길을 걷고 있던 강정호를 다시 그라운드로 맞이한다. 2년 전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1년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받은 강정호는 2023시즌에 복귀가 가능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강정호와의 계약에 대해 "지난 12일 첫 통화를 해서 영입 의사를 밝혔는데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강)정호가 많은 고민을 했고 설득하기 쉽지 않았지만,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했다. 지난 14일 강정호 에이전트와 처음 만났고 17일에 계약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키움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그러면서 고형욱 단장은 "야구 선배로서 후배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본인이 얼마나 자숙을 했고 반성을 했는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회 없이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강정호가 그동안 충분한 반성과 자숙을 했고, 마지막 커리어를 KBO리그에서 끝낼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입장이다.

2022년은 KBO리그가 출범 4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마침 이를 기념하듯 전직 메이저리거 김광현과 양현종이 국내 무대로 유턴하며 리그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여기에 나성범, 박건우, 손아섭, 박병호, 박해민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스토브리그에 이적 소식을 전하며 FA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역대급 시장 행보는 팬들의 흥미를 돋우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들의 이목은 자연스레 2022시즌에 쏠렸다.

그러나 개막까지 약 2주를 남겨둔 시점에 키움이 강정호와 손을 잡으며 다 차려놓은 흥행 밥상을 뒤엎었다. 이러한 키움의 결정은 이기적인 행태다. 2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환영받을 수 없는 '추락한 영웅'을 리그에 재입성시키려 한다. 시범경기를 즐기며 리그 개막만을 기다려온 팬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어긋난 판단이다. 대중은 예나 지금이나 그를 외면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질 수도, 달라지는 것도 없다. 진정으로 팬들과 리그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 키움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봐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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