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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없었지만...동남아서도 증명한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 [스즈키컵]

기사입력 2022.01.02 07:0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비록 기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첫 스즈키컵 도전은 소기의 성과를 내며 마무리됐다. 

인도네시아는 1일(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20 결승 2차전에서 2-2, 합계스코어 2-6으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9일 열린 결승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는 태국의 정교한 공격에 네 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싱가포르와의 준결승부터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인도네시아의 경기력이 힘에 부쳤고 실점을 많이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여파가 태국과의 결승 1차전 대패까지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은 2차전 반전을 노렸고 뚜껑을 열자 조별리그에서 보여줬던 강한 모습을 회복했다. 전반 내내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을 걸었고 베테랑들이 포진한 태국을 막았다. 인도네시아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격차를 세 골 차로 좁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전반에 추가로 격차를 더 좁히지 못했다. 전반 막판까지 인도네시아가 기회를 만들 수 있었지만, 공격진에게 향하는 마지막 패스가 태국 수비진에게 걸리며 기회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면서 올라오지 못했던 태국 풀백 나루바딘이 오버래핑을 시작해 공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태국이 공세를 올릴 동안 방해에 실패한 인도네시아는 결국 후반에 2실점을 허용했다. 전반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기동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체력이 한계에 도달한 모습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이미 지도자로서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을 재패했던 인물이다. 성남일화(성남일화 전신)를 이끌고 그는 젊은 감독으로 혜성처럼 등장했고 이후에 2016 리우 올림픽,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였던 독일을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2년 만에 팀을 동남아시아 정상급 팀으로 끌어올렸다. 평균 연령이 어리지만, 선수단의 체력과 정신력을 끌어올리며 신태용 감독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구현해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13골, 준결승 5골, 결승 2골로 총 20골을 터뜨려 18골을 넣은 태국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개최국 싱가포르와의 준결승 2차전에선 연장 혈투를 펼쳤다. 인도네시아는 역전을 허용했지만, 동점을 만들고 역전에 성공하면서 좋은 흐름을 타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신태용 감독은 싱가포르에게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에기 마울라나를 투입하는 용병술을 발휘해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었고 결국 결승 진출을 이끌어냈다.

대회 동안 인도네시아의 문제는 영양 상태였다. 경기 내내 스즈키컵 조직위의 식단 관리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대회 내내 뷔페식 대신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며 선수단의 영양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양 상태는 체력과 곧바로 직결되는 문제다. 어린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인도네시아의 축구는 결국 대회 막바지로 향하면서 힘이 빠졌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의 기적은 비록 이뤄지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감독, 새로운 축구로 다시 동남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올라왔다. 2020년 대회는 준우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신태용 감독의 도전은 2022년 대회에서 다시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AP/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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