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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리슨·하이브 위버스·NC 유니버스, 플랫폼의 시대 [플랫폼 파헤치기①]

기사입력 2021.05.29 10:00 / 기사수정 2021.05.29 06:51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리슨, 위버스, 유니버스? 요즘 젊은이들이 한다는... 라떼는 UFO타운(유타)이라고...

언젠가부터 K팝 플랫폼의 '변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이 새로 등장한 것. 기존의 공식 홈페이지와 팬카페, 팬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했던 팬 사이트 등 기존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독자적인 노선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리슨(Lysn)과 버블(Dear U bubble),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Weverse),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UNIVERSE)가 있다.

전에 없던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왜 생겼을까? 뭐가 좋을까? 누가 이용할까? 수많은 물음표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 말로만 듣던 MZ세대

컨슈머 인사이트란 소비자의 행동 양식과 가치관을 꿰뚫어 보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일을 뜻한다. SM부터 빅히트, NC까지, 이들은 K팝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소비층인 팬덤에 집중했고, 이들의 인사이트는 자연히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온라인 플랫폼 커뮤니티와 서비스의 주체는 소속사와 아티스트가 아닌, '팬덤'과 아티스트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의 폭발적인 증가와 성장세는 MZ세대가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팬덤의 주축이 MZ세대이기 때문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엄(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면서, 아날로그를 경험한 '경계' 사이에 있는 세대라는 특징을 보인다. 누군가의 팬이 된 MZ세대들은 이 경계를 누구보다 잘 이용하고 있다.

UFO타운 문자 서비스를 아는 M 세대와 팬클럽 활동 자체를 스마트폰으로 시작한 Z세대가 어우러져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회사가 주는 공식 콘텐츠와 떡밥만 바라보던 시대는 지났다. MZ세대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아티스트와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쌍방향 직접 소통

예로부터 모든 팬의 가장 큰 니즈는 '내 가수와의 직접 소통'이 아니었을까. 해당 플랫폼들의 주요 기능은 '소셜 네트워킹', 팬들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게 목적이다.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 커뮤니티는 이러한 점에서 가장 최적화된 소통 창구다.

리슨, 위버스, 유니버스 모두 1대 1 채팅 형식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다수의 팬들이 보낸 메시지를 읽고 아티스트가 직접 답장을 보내며 소통을 나눈다. 한 번의 답장에서 끝나는 개념이 아니라 같은 주제로 '대화'가 가능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유출 금지'라는 매력적인 항목도 있다. 아티스트는 어디에 털어놓을 수 없는 속마음이나 활동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한다. 이는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결속을 만들며 덕질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덕질에 접근성을 곁들인

우리나라는 국민 95%가 스마트폰 사용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앞서 말한 MZ세대는 새로운 UI나 어플에 적응이 빠르고 가상공간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은 접근성이 용이하다. 어플 하나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플랫폼 내부도 직관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조작 방식이 어렵지 않다. 사용자의 연령대가 높더라도 카테고리를 쉽게 분류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구독의 개념이라 부담감이 덜하다. 리슨, 위버스, 유니버스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 추가하면 된다. 유료 콘텐츠 또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매달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플랫폼으로 향하는 접근성 뿐 아니라 플랫폼 내부에서의 접근성 또한 좋다. '모든 팬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 곳'에서 모이는 게 가능한 것, 이게 바로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의 가장 큰 특장점이다.

내가 외국에 있든 외국인이든 상관없이 '덕질'을 할 수 있고, 대상을 찾을 수 있고, 나와 마음이 맞는 팬들을 찾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오며가며 다른 아이돌들의 소식을 접하다가 '입덕'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K-POP 박사가 되는 지름길이다.

#콘텐츠 경쟁력

비엔엑스의 서우석 대표는 지난 2020년 회사설명회에서 위버스애 대해 아티스트와 팬덤, 콘텐츠와 서비스가 '집약'되고, 멤버십 서비스와 독점 콘텐츠 등으로 생태계가 공고히 '지속'되며, 새로운 콘텐츠와 팬덤 활동이 쌓이고 이종 산업 간의 융합과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확장'되는 구조를 가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가 돈이 되는 시대다. 유료화된 콘텐츠를 수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면 당연히 경쟁력이 된다. 유료화된 정보와 사진, 영상 콘텐츠 등의 퀄리티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TV보다 유튜브에 익숙한 MZ세대를 저격한 건 자체 콘텐츠다. 소속사들은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사진이나 영상들을 선공개 하기도 하거나 플랫폼 내부에서만 볼 수 있게 오픈하기도 한다.

이런 콘텐츠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팬들의 몫이고, 팬들은 언제나 그래왔듯 발전하고 있다. 위버스를 예로 들면, 위버스는 지난 2020년 9월 기준 가입자만 총 1347만 명의 대형 플랫폼이다. 일평균 약 120만 명이 방문하고, 월 평균 1,100만 개 이상의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커뮤니티'로써의 역할과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뉴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팬들은 콘텐츠를 씹고 뜯고 맛보는 주체가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뉴 콘텐츠의 생성, 팬들의 니즈 파악, 정보 취합 등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메타버스, 미래 지향성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생소한 단어지만 생각해보면 그리 낯설지만도 않다. 우리나라의 엔터 업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시하는 키워드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한번 쯤은 들어봤을 단어다. 로블록스는 미국이 10대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게임 '플랫폼'이다. 방탄소년단의 'Dynamite'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가 처음 공개된 곳은 포트나이트다. 제페토는 증강현실 아바타 플랫폼으로, 지난해 블랙핑크가 그들만의 아바타를 통해 제페토 어플 안에서 팬사인회를 열었다. 제페토의 누적 이용자 수는 무려 2억 명이다.

하이브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만든 네이버제트에 지난해 70억을 투자하고, 방탄소년단이 만든 캐릭터 BT21의 제페토를 출시하기도 했다. '커뮤니티'와는 거리가 먼 플랫폼이지만,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NC의 K팝 플랫폼 유니버스 내에서는 이를 연상케 하는 기능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튜디오(STUDIO)에서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부터 무대, 뮤직비디오까지 직접 꾸미고 제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아티스트에게 제안할 수도 있다. 특히 스튜디오의 모든 캐릭터는 아티스트가 모션 캡처 및 바디스캔에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누군가는 K팝의 한계를 보지만, K팝에게 남은 것은 확장과 가능성 뿐이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얼마나 더 발전할지, 이들의 혁신을 지켜보고 응원할 것이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SM엔터테인먼트, NC/클렙 유니버스, 하이브, UFO타운 캡처화면, 위버스·버블 캡처화면,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캡처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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