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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산다라박 "84년생, 이젠 동안 얘기 못 들으면 서운할 것 같아요"

기사입력 2020.12.06 10:00 / 기사수정 2020.12.06 14:40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나이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지는 않아요. 저는 철들고 싶지 않거든요. 그런데 나이를 물어보실 때 '1984년생이에요' 말하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굉장히 안 어울리는 것 같고요.(웃음) 기사에서 저를 동안으로 많이 써주시잖아요? 어딜 가도 동안이라고 많이 해주시니까, 이제는 어느 날 그 얘기를 못 들으면 서운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2017.03.30. '원스텝' 인터뷰 중)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가수 산다라박은 연예계 대표적인 '동안의 아이콘'입니다.

2009년 스물 여섯 살에 그룹 2NE1으로 데뷔하기 전, 당시 거주했던 필리핀에서의 공개 오디션 참여를 계기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과거는 이미 유명하죠. 필리핀에서 활약한 산다라박의 모습은 2004년 KBS 1TV '인간극장'의 '내 이름은 산다라박' 편을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에서의 인기를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연습생 생활을 거쳐 2NE1으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공식적으로 팀이 해체한 2016년 11월까지 독보적인 개성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동갑내기 박봄과 함께 팀의 맏언니였던 산다라박은 당시 일곱 살 차이 나던 91년생 씨엘과 열 살 차이 막내 94년생 공민지와도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뤘죠.


홀로 활동을 시작한 2017년, 산다라박은 영화 '원스텝'으로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섰습니다. '원스텝'에서 산다라박은 사고로 모든 과거를 잃어버린 여자 시현 역을 맡아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작곡가 지일(한재석 분)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스크린 위에 그려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노래를 하고, 기타를 치며 무대 위에서 만나왔던 가수 산다라박의 여운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죠.

당시 데뷔 9년차를 맞았던 산다라박은 "저의 제1의 인생은 필리핀에서 국민 여동생이었던 시절이었고 제2의 인생은 2NE1 활동, 이렇게 크게 나눠지네요"라고 웃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습니다.

가까이에서 만나본 산다라박은 아담한 체구와 오목조목 꽉 들어찬 이목구비,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산다라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동안 역시 눈에 띄었죠.

이 때 산다라박은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캐스팅 소식까지 함께 전한 상황이었습니다. 산다라박은 "첫 만남까지 마쳤는데, 분위기가 좋았어요. 요즘엔 어딜 가면 항상 띠 동갑인 분들이 많아서, 마음속으로는 '아이고, 내가 좀 나이가 들었나'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분위기였는데, '치즈인더트랩'은 1983·84·85년생들이 계시고 막내가 87년생이거든요. 또래라서 좋더라고요. 편하게 수다도 많이 떨었어요"라며 미소를 보였죠.


2017년 당시 서른 네 살이었던 산다라박에게 '평소 나이에 대해서 인지를 많이 하고 사냐'고 물었습니다. 산다라박은 "아, 그렇진 않은데요"라고 답하며 "그런데 나이를 물어보실 때 '1984년생이에요' 얘기하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굉장히 안 어울리는 것 같고요"라면서 쑥스러워했죠.

"저는 철들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나이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산다라박 몇 살' 이렇게 나이를 꼭 많이 쓰시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해외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까, 나이 생각은 거의 안하고 살게 돼요. 그래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신경 써야 되나 싶고요.

사실 연기력이나 다른 것으로 악플을 달아주시면 제가 할 말이 없는데, 나이로 악플을 달면 어떡해야 되나 싶어요. 사실 기사에서 저를 동안으로 많이 써주시잖아요? 어딜 가도 동안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니까, 이제는 어느 날 그 얘기를 못 들으면 서운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웃음)"


산다라박 특유의 동안 매력은 산다라박의 SNS에 게재되는 일상 사진은 물론,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조명된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노안으로 꼽히는 1985년생 배우 이호철이 한 살 누나 산다라박의 열성 팬임을 밝히며 유독 대비되는 두 사람의 겉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죠.

나이로 정의되는 어떠한 것들에 규정지어지지 않고 자유롭고 싶다는 것이 산다라박의 생각입니다.

산다라박은 누구보다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고민하며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모습들을 그려가고 있었습니다. "가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어디 가서 '제 노래'라고 얘기할 수 있는 솔로 곡은 사실 없지 않나. 앞으로 만들어가야 될 부분이다"라고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언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계속 되새기고 있죠.


2NE1 해체 이후를 '제3의 인생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던 산다라박은 "2NE1 때는 그 안에서 굉장히 아늑하게 지내왔다면, 이제는 전쟁터로 나가 맞서 싸우면서 좀 더 씩씩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요"라면서 '이제는 저 혼자서 사람들을 봤을 때도 '아, 산다라박이면 이런 사람이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왔습니다.

이후 3년이 지났고, 산다라박은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힌 데 이어 현재 스타티비 '아이돌리그'와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MC로 활약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대표 만능엔터테이너인 엄정화를 롤모델로 꼽으면서 "엄정화 언니가 갖고 있는 가수면 가수, 배우면 배우로 확확 변신할 수 있는 그 모습이 닮고 싶어요. 당연히 언니만큼은 아니겠지만, 각 분야에서 열심히 해서 어색하지 않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리틀 엄정화'라는 표현을 유독 마음에 들어했던, 철들고 싶지 않은 동안의 아이콘 산다라박은 그렇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산다라박 인스타그램·SBS 방송화면·YG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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