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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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이스포츠, '반지 원정대'에 찾아온 기회와 위협 [LCK SWOT분석]

기사입력 2020.09.21 17:30 / 기사수정 2020.09.21 16:00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SWOT 분석은 기업이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하는 분석법으로 내부적 요소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외부적 요소의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ening)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 SWOT 분석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는 '롤드컵' 개막을 앞두고 LCK 3팀의 전력을 SWOT 분석법을 활용해 파헤쳐봤다. 첫 번째 팀은 선발전을 뚫고 진출한 젠지 이스포츠다.


강점 (Strength) - 든든한 '룰라 듀오'와 이를 받치는 팀원들 

젠지의 가장 큰 강점은 '룰러' 박재혁과 '라이프' 김정민이 버티는 바텀 듀오다. '룰라' 듀오는 서머 시즌 내내 압도적인 파괴력을 자랑하며 상대 바텀을 파괴했다. 1·2시드인 담원게이밍과 DRX 역시 젠지의 바텀 듀오 앞에서는 한 수 접어야 했다. 

박재혁은 자신의 시그니처 픽으로 자리매김한 애쉬를 비롯해 이즈리얼, 칼리스타 등 기존의 AD 챔피언 뿐만 아니라 시즌 막판 세나까지 꺼내며 정점에 오른 기량을 자랑했다. 김정민 역시 '장인픽'으로 불리는 그라가스와 함께 세트, 브라움 등 다양한 챔피언을 활용해 협곡 전체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비디디' 곽보성과 '라스칼' 김광희, '클리드' 김태민 역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며 제 몫을 다했다. 필요할 때는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며 젠지에는 바텀 듀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곽보성은 스프링과 서머 모두 POG 순위 1위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약점(Weakness) - 쉽게 분석당하기 쉬운 장점

'룰라'듀오의 팀내 비중이 크다는 점은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젠지의 게임이 불리해지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텀으로 향한다. 젠지의 바텀 듀오가 그만큼 믿을만하다는 뜻이지만 그 외에는 쉽게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라인이 캐리 라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담원 게이밍, 특유의 밴픽과 높은 고점으로 상대의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DRX에 비해 젠지의 '바텀 캐리' 전략은 상대적으로 분석하기 쉽다. 

물론 다른 라이너들 역시 상대의 분석 이상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큰 약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상대가 대응법을 손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롤드컵 우승을 노려야 하는 젠지 입장에서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담원 게이밍이 LCK 서머 결승전 1세트 깜짝 케이틀린 픽으로 상대를 괴롭혔듯이 젠지도 조별리그 단계에서 '바텀캐리' 전략이 아닌 상체만으로도 게임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중후반 단계 오브젝트 관리 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 젠지는 서머 시즌 무리한 오브젝트 욕심으로 이어지는 한타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순간적으로 상황이 변하는 게임 속에서 오브젝트와 한타 사이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선발전에서는 이러한 '오브젝트 집착'이 어느 정도 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기회(Opportunity) - '최상의 수' 맞이한 조별리그 편성

젠지는 TSM, 프나틱과 함께 C조에 선정됐다. 남은 한자리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팀의 자리인데 이변이 없는 한 LGD가 유력하다. A, B, D조에는 이미 LPL 팀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추점 결과 젠지는 경우의 수 중 최상의 수를 만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TSM은 1시드 팀 중 가장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우승팀이기 때문에 전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겠지만 1시드라고 먼저 위축될 필요도 없는 팀이다.

2시드 프나틱 역시 젠지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서머 시즌 프나틱은 매주 기복이 있는 플레이로 지켜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했다. 특히 미드 '네메시스'와 서포터 '힐리생'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기력으로 팬들을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젠지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대할만한 상대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을 것이 유력한 LGD는 한국 팬들에게 '피넛' 한왕호와 '크레이머' 하종훈이 속한 팀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랑싱' '시예' '마크'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모인 LGD는 선발전에서 IG를 꺾고 5년만에 롤드컵 무대를 밟은 팀이다. 다만, 다른 LPL 팀과 달리 리그내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젠지 입장에서는 LPL팀 중 가장 해볼 만한 상대를 만났다고 볼 수 있다.


위협(Threat) - 10.19 패치 아지르 너프, '비디디'라면 다를까

이번 롤드컵은 10.19 패치로 진행된다. 정글러, 미드, AD 챔피언 중심으로 버프와 너프가 진행된 가운데, 아지르를 즐겨쓴 젠지와 비디디에게 이번 패치는 뼈아프게 다가올 법하다.

아지르는 솔로 랭크에서는 외면받지만 프로 경기에서는 많은 챔피언들의 사랑을 받아온 챔피언이다. 특히 서머 시즌 12번 아지르를 픽한 곽보성은 승률 75%(8승 4패), KDA 9.3으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곽보성은 아지르로 매 경기 '슈퍼토스'를 선보이며 한 차원 높은 숙련도를 자랑했고 게임이 불리할 때도 '아지르의 슈퍼토스와 룰러의 화력이 조합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10.19 패치를 통해 아지르의 일어나라!(W) 스킬에 달린 추가 공격 속도와 모래 병사 3명일 때 추가 공격속도가 나란히 너프됐다. 바텀 메타의 변화와 함께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었던 아지르는 이번 너프로 더더욱 꺼내기 어려운 카드가 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젠지는 '룰라'듀오가 아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 이러한 상황에서 '비디디'의 주요 카드 중 하나인 아지르의 너프는 뼈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다만 '비디디의 아지르면 다르다'는 믿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TES'의 '나이트'는 신드라의 너프 이후에도 챔피언 자체의 메커니즘을 활용해 LPL 결승전에서 슈퍼플레이를 선보였다. 아지르에 대한 남다른 이해도를 자랑한 비디디 역시 챔피언 자체의 메커니즘을 활용해 또 한 번 입이 벌어질만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다.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라이엇 게임즈, 젠지 이스포츠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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