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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 랩도 못해본 탈락자가 하프타임의 선택을 받기 까지 [HIP:질의]

기사입력 2020.03.01 10:30 / 기사수정 2020.02.29 22:56

이덕행 기자
[HIP:질의]는 힙찔이라는 조롱과 랩스타라는 화려함 사이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힙합 아티스트를 만나보는 엑스포츠뉴스의 코너입니다.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HIP:질의]가 소개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Yanu fu**ing yanu makin moves"

지난 12일 하프타임 레코즈는 야누(YANU)의 영입을 발표했다. 이은 14일에는 릴보이, 테이크원, 야누가 합깨한 싱글 'Moves'가 공개됐다. 

지난 12일 릴보이와 테이크원이 만든 하프타임 레코즈에 새로운 멤버인 야누(YANU)의 합류가 공식 발표됐다. 이어진 14일에는 세 사람이 만든 싱글 'Moves'가 공개됐다. 힙합신에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준 릴보이와 테이크원이 새롭게 영입한 야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27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야누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야누는 최근 발매한 컴필레이션 싱글을 비롯해 하프타임 레코즈로의 합류, 앞으로의 포부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Moves'는 제목대로 계속 움직인다는 뜻을 담은 노래다. 릴보이, 테이크원 형과 저는 랩 음악을 한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음악적 성향이 다 다르다. 그래서 깊은 메시지보다는 '올해는 정말 허슬하겠다'는 의미로 컴필레이션 곡을 발매했다. 곡이 나오고 나서 지인들로부터 반응이 왔다. 음악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영상으로 접하고 놀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들 잘한다고 칭찬하고 좋게 들었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하프타임 레코즈로의 합류 과정이었다. 야누는 지난해 방송된 '쇼미더머니8' 이야기를 꺼내며 하프타임 레코즈로의 합류 과정을 설명했다.

'쇼미더머니8' 1대1 심사 당시 특별심사위원으로 릴보이, 테이크원 형이 왔다. 그때가 첫 만남이었는데 좋은 인상을 남겨 진출할 수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녹화하면 알게된 보이원더 형이 릴보이 형과 친분이 있어 내 번호를 넘겨줬다. 어느날 갑자기 릴보이 형의 카톡이 왔는데 '그때 잘 들었는데 다음 심사에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이후 밥을 먹자고 해서 만났는데 (릴보이가) 회사 이야기를 꺼냈다. 같이 해보자는 제안이 와서 계약을 하게 됐다.

지난해 3월 런칭한 레이블 하프타임 레코즈는 릴보이와 테이크원이라는 두 명의 아티스트만으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그런 레이블에 첫 번째 아티스트로 합류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야누는 변화한 상황에 행복함을 먼저 말했다.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더 좋은 여건에서 더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회사 형들도 첫 번째 영입 아티스트니까 그만큼 챙겨주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감사하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게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느낌이었다. 완전히 재능이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야누의 하프타임 레코즈 합류는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다. 공연장이나 다른 루트 들을 통해 야누가 두 사람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가 겹치며 공식적인 발표는 2월로 미뤄졌다.

"그동안 내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했다. 이제는 공식적인 발표가 났으니 계속해서 작업물을 보여줄 것이다. 실제로 겪어본 릴보이 형은 예상보다 더 착한 사람이었다. 정말 천사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테이크원 형도 정말 착한데 할 말은 하는 사람이더라. 그렇게 소신 있는 모습이 멋있었고 내게도 좋은 피드백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릴보이와 테이크원이 하프타임 레코즈를 설립했을 때도 두 사람의 조합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서로 결이 다른 음악을 하는 두 사람의 조합에 물음표가 생기기도 했지만 이들은 이를 느낌표로 바꿔냈다. 야누의 음악 역시 두 사람과는 조금은 결이 다르다. 야누는 래퍼 이전의 인간으로서의 '멋'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릴보이 형은 R&B 소울이나 팝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가고 태균이 형은 컨셔스한 부분이 많이 있다면 저는 '멋'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그 전에 저라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멋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멋있는 말을 해도 먹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외적인 부분을 칭하는 게 아니라 아우라가 풍기는 사람이 되고 래퍼로서의 근본을 챙긴 뒤 스펙트럼 넓은 음악을 하고 싶다"


지난해 방송된 '쇼미더머니8'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1대1 대결 이후 양 팀의 인원을 맞추기 위해 참가자를 되돌려보냈던 것이었다. 당시 관심을 모았던 머쉬베놈, 안병웅 등 총 9명의 래퍼가 랩도 해보지 못한 채 경연장을 떠났으며 야누 역시 9명의 래퍼 중 하나였다.

"당시 제 이름이 마지막으로 나왔다. 나는 탈락자가 아닌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불렸다. 사실 2차 예선 때도 간신히 올라갔다. 그 뒤로는 더 떨 여유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일부러 더 능글맞게 했다. 많은 걸 준비하고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그런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간 부분은 아쉽긴 하다"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받던 인맥 힙합 논란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야누 본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달라진 것에 만족했다.

"엄청나게 화제가 되진 못했어도 내가 처한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다.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낼 수 있게 됐고 나를 인정하는 사람도 생겼다. 이제는 가끔씩 팬들의 DM도 온다. 편집되긴 했지만 예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YDG에게 평가를 받고 '떨어져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Moves'로 시작을 알린 야누는 29일 발매된 윤비의 EP 'D O P E'의 타이틀곡 'D'에 피처링으로 합류하며 다양한 래퍼와의 교류를 이어갔다. 야누는 3월부터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며 야심찬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지금은 저는 힙합 신 안에서 인정을 받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곡이 좋으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달부터 더블 싱글, EP 등 꾸준히 작업물이 나온다. 하프타임의 목표는 소수 정예일지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부족할지 몰라도 최고가 돼 하프타임 멤버들과 전 세계를 누비고 싶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하프타임 레코즈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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