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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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에 강한 이영표 선수

기사입력 2006.05.14 03:46 / 기사수정 2006.05.14 03:46

박재동 기자

 
토트넘 입장에서 시즌 마지막 라운드 웨스트햄 경기의 중요함은 토트넘 팬들에 간절한 눈물로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결과가 비록 아쉽긴 하지만 이 최후의 경기 중심에서 별처럼 빛났던 선수는 다름아닌 이영표 선수였다. 오늘 이영표 선수는 왼쪽 사이드백으로 출전하여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 축구를 선보인 웨스트햄 선수들을 완벽하게 봉쇄하였다. 초반부터 거세게 협력 공격으로 이영표 선수를 몰아붙였지만 차례차례 이영표 선수에게 넉다운 당하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영표 선수의 계속되는 철벽방어로 괴로웠던건 웨스트햄 공격수만은 아니었다. 토트넘의 오른쪽 윙백 켈리 선수는 시종일관 웨스트햄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많은 위기를 안겼다.

이영표의 진가는 수비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웨스트햄의 사이드백 스칼로니를 상대로 백이면 백 멋진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토트넘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연결했다. 볼컨트롤 미스나 단신 공격수들의 한계 때문에 아쉽게 찬스가 무산되었지만 이영표 선수가 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사이드백인지 아낌없이 증명하였다. 경기의 시간이 지날수록 토트넘 선수들은 초조함에 잦은 실수를 반복하였다. 많은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였는데 이영표 선수는 그때마다 엄청난 지구력까지 과시하며 쾌속정 같은 스피드로 백코트하여 상대의 공격수를 저지하였다.

이영표의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에는 단신이며 몸싸움이 약할 것이라 판단한 감독의 전략인지 이영표를 향한 많은 롱패스를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한발짝 빠른 위치선정과 높은 점프력으로 웨스트햄의 공격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몸싸움이 강하기로 이름난 헤어우드를 상대로 기죽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후반에 교체되어 생생했던 헤어우드 선수를 밀쳐내고 볼을 따낸 장면이다. 작년 리옹의 황소 같은 에시앙 선수를 상대로도 멋진 몸싸움을 보여주었는데 유독 큰 경기에선 이영표 선수의 강력한 몸싸움이 과시되는 것 같다. 이영표 선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그가 교체로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 일어났다. 토트넘은 이영표 선수가 사라지자 공격 전개 과정에서 패스미스가 유독하게 늘어났고 수비의 허점은 호수만큼 넓어졌다.
결국 토트넘은 이영표 선수의 공백을 절감하며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고 만다.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지금껏 이영표 선수를 믿지 못하고 질타해온 토트넘 팬들에게는 그의 공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역대 최상의 순위를 기록한 토트넘에서 이영표는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이영표는 그 활약의 중심에선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박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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