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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있다' 고윤정과 구교환의 카디건 포옹신이 호불호가 갈리며 화두에 오른 가운데, 시청률은 첫방송 대비 2배 가까이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시청률은 전국 4.3%, 수도권 5.1%로 수직 상승하며 자체 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첫 방송은 2.2%로 출발, 약 2배 가까이 시청률이 오르는 성과를 냈다.
10회에서 주인공의 악이 아닌 강한 디테일을 보강해 시나리오를 완결한 황동만(구교환 분)이 캐스팅 1순위 대배우 노강식(성동일)에게 무모한 승부수를 걸었다. 우연히 장례식장에서 만난 노강식을 둘러싸고 그가 현장에서 상대 배우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도 황동만은 그의 맞은편에 호기롭게 앉아 “후배 패서 나락 가기 전에 저랑 한 번 하시죠”라는 파격 도발로 기싸움을 벌였다. 비록 그 자리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황동만의 기개는 노강식의 마음속에 작지 않은 파동을 일으켰다.
그 사이, 역사를 뒤바꿀 조용한 물밑작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정희(배종옥)는 시나리오 ‘낙낙낙’의 공동작가 ‘영실이’가 친딸 변은아(고윤정)란 사실을 눈치채고, 시나리오에서 여자가 읽힌다며 제작사 대표 최동현(최원영)과 감독 마재영(김종훈)을 흔들었다.
게다가 연기 세게 해서 뭐든 자기 영화로 만들어버리는 배우보단, 글의 깊이를 알고 소수점까지 연기하는 배우가 들어와야 한다고 구슬렸다. 이미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노강식을 저격한 것.
‘잘난 딸’을 둔 것에 전율했던 오정희는 변은아를 따로 만나 필명 뒤에서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숨기면서도 한 켠으론 ‘자뻑’을 챙기는 게 더 가짜 같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엄청 잘 나갈 거라며, 충분히 주제가 되는데 왜 욕망을 꺾냐”고 밀어붙였다. 최동현까지 여자로 주인공을 바꾸자는 의견을 혼자만 부득부득 반대하는 변은아에게 애매한 재주로 남의 글에 훈수를 둔다며 폭언을 퍼붓자, 변은아도 폭발했다. “제가 마재영이 그렇게 숨기고 싶어하는 작가 영실이다”라고 정체를 밝힌 것. 최동현은 황망한 상황에 잠시 얼어붙었지만, 그 속엔 이미 의미심장한 욕망이 끓기 시작했다.
‘마이파더’를 오정희에게 뺏겼던 노강식은 결국 ‘낙낙낙’마저 넘어가게 되자 아지트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최동현에 대한 배신감과 업계의 비정함에 자존심을 구긴 노강식 앞에 황동만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는 자신의 시그니처인 가죽 재킷이 2차 세계대전에서 총알을 받아낸 병사의 옷이라고 일장연설을 펼치며, “이 옷을 입고 어떻게든 역사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겠다”는 뜨거운 기개를 피력했다.
결국 황동만의 독보적인 스토리, 그리고 “인생 스토리가 구린데, 돈만 많으면 뭐하냐”는 최후의 도발이 노강식을 움직였다. 나랏돈으로 하는 작품이니 개런티도 반값으로 깎겠다며 “하자!”고 나선 것. 모두가 어리둥절한 가운데, 혹여 마음이 바뀔까 고혜진(강말금)만 제작자 마인드로 정신없이 움직여 계약서를 대령했고, 결국 사인까지 마친 노강식은 “몰라 질러! 역사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보자”라고 외쳤다. 심장 박동수를 높인 이 호쾌한 엔딩은 데뷔를 앞둔 신인 감독과 매너리즘에 빠진 대배우가 만들어낼 시너지를 예고하며 단 2회만을 남겨둔 이야기에 궁금증을 최고조로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 형 황진만(박해준)은 대여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던 평생 업적의 박사 논문과 책들을 모두 처분했다. 그 위로 “어차피 다 사라지는데. 근데 왜 우린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걸까”라는 황동만의 내레이션이 흘렀고, 상상이 더해졌다.
모든 걸 날려버릴 듯한 토네이도의 중심에서 황동만, 변은아, 박경세(오정세), 노강식이 사라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쇠봉을 붙잡고 버틴 것. 무가치함이라는 거센 회오리바람에 맞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이들의 처절한 사투는 이 작품의 본질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이날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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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같이 미칠 수 있는 관계가 된 황동만의 집에서 광란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장미란(한선화)이 우연히 황진만의 시를 읽고 눈물을 훔쳤다.
동료배우 폭행이란 대형사고를 치고 ‘셀럽 모녀’로 엮인 오정희에게 언제 버려질지 모르는 ‘의붓딸’ 장미란은 “나 대신 진실을 낚아줘서 감사하다”며 황진만에게 고급술을 선물했다. 그 시의 제목은 ‘어딘가 묻어 있는 잘못’이었다.
‘모자무싸’의 마지막 2회는 오는 23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24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한편 지난 16일 방송된 '모자무싸'에서는 변은아와 황동만의 이른바 '카디건 포옹신'이 공개돼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날 영화 제작을 앞두고 불안감을 드러내던 황동만에게 변은아가 다가갔다. 변은아는 자신이 입고 있던 카디건을 위로 들어 올린 뒤, 황동만을 그 안으로 끌어안으며 위로를 건넸다.

‘모자무싸’
해당 장면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불안에 휩싸인 황동만을 말없이 감싸 안는 변은아의 행동이 인물 간 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직접적인 대사보다 포옹이라는 행동으로 위로를 표현한 점, 황동만의 상처와 결핍을 변은아가 받아들이는 장면으로 읽혔다는 반응도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설렘을 넘어 서로의 약한 부분을 마주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성인 남녀의 로맨스라기에는 지나치게 유아적인 연출이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공공장소인 만화방에서 성인 남성이 여성의 옷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이 불편했다는 반응이 제기됐다. 장면의 필요성을 두고도 의문이 나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남녀 관계의 로맨스를 '모성애' 코드로 풀어낸 점에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여성 캐릭터가 남성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유사 엄마'처럼 소비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더해졌다.
사진=JTBC ‘모자무싸’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