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스트리아 빈, 김현기 기자) "높은 곳에서 만나자"
한국 축구가 오스트리아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분투 끝에 0-1로 패한 가운데, 적장이 손흥민을 끝나고 라커룸까지 찾아가 만난 사연이 시선을 끈다.
그가 무려 15년 전 손흥민을 영입하려고 무단히 노력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3월 A매치 친선경기 두 번째 경기에서 후반 3분 상대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미드필더 마르셀 자비처에게 한 방을 허용해 0-1로 졌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와 영국 밀턴 케인즈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0-4로 크게 진 것을 포함해 3월 친선 경기 2연패를 당했다.
무득점에 5실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참패했다.
다만 오스트리아전에선 스리백이 견고함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촘촘한 수비를 기어코 무너트린 랑닉 감독이 이번 평가전 전후로 손흥민과의 일화를 소개해 화제다.
독일인 랑닉 감독은 '게겐프레싱(역압박)'으로 일컬어지는 독일 축구 특유의 압박 전술에 능통하다. 과거 호펜하임과 샬케04, 라이프치히 등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지휘봉을 잡았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시감독을 맡기도 했다. 2022년부터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어 이번 한국을 승리를 통해 홈 13경기 연속 무패(19승3무)를 해냈다. 2년 전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뮌헨을 떠나자 바이에른 뮌헨 감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58년생으로 68세 베테랑 지도자가 한국 축구사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 앞에선 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여러 일화를 들려준 것이다.
랑닉 감독은 지난 30일 한국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느닷 없이 손흥민 영입 무산 일화를 소개했다.
랑닉 감독은 호펜하임 감독 시절 3부였던 팀을 2007년 2부,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바로 1부까지 승격시키는 신화를 썼다. 이후에도 1부에서 중위권을 유지하며 호펜하임이 지금까지도 2부로 강등되지 않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런데 랑닉 감독은 2011년쯤 함부르크에서 재능을 막 꽃피우던 18세 손흥민을 눈여겨본 것이다.
랑닉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손흥민과 인연이 있는데 함부르크에서 뛰고 있을 때 영입하고 싶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엎어진 적이 있다"고 고백하고는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당시 팀과)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에서 레전드가 됐다. 지금 같으면 손흥민이 정말 필요한 선수 아니었나 생각된다"라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실제 함부르크에서 더 뛰었고 2013년에서야 분데스리가 상위권 구단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옮겼다.
랑닉 감독은 1일 한국과 붙어 1-0 승리를 이끈 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손흥민을 언급했다.
랑닉 감독은 "손흥민을 라커룸에서 만났다. 두 팀 다 잘해서 높은 곳에서 한 번 만나보자는 말을 했다"며 손흥민과 '이렇게라도'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토너먼트 대진표상 두 팀은 32강에선 붙을 수 없다. 월드스타 손흥민과 명장 랑닉 감독이 2026 월드컵 '높은 곳' 어딘가에서 정말 만날 수 있을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