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태평로, 양정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무려 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들었다. 고비에서 베테랑의 관록이 드러날까.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최종 30인 엔트리를 발표했다.
투수 15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6명으로 구성된 이번 최종 명단에서 김영규(NC 다이노스)와 조병현(SSG 랜더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처음으로 WBC에 나서는 선수들도 있고, 이미 몇 차례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류현진은 태극마크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선수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처음 성인 국가대표가 된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2010 항저우 아시안 게임 등 수 차례 국제대회에 뛰었다. 도하의 아픔도, 베이징의 기쁨도 모두 함께한 선수다.
하지만 류현진의 국가대표 경력은 한동안 공백이었다. 2013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면서 그해 열린 WBC에 불참했다. 2017년 대회 때는 앞선 2년의 부상 공백으로 인해 나설 수 없었고, 2023년에는 토미 존 수술로 인해 결장했다.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 프리미어 12 등은 MLB 40인 로스터 선수들이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불참했다.
2024년 친정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규정이닝(144이닝)에서 단 4⅔이닝 부족한 139⅓이닝을 던지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특히 9이닝당 1.6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안정적인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류지현 감독은 또다른 베테랑 노경은(SSG 랜더스)과 함께 류현진을 언급하며 "당연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11월 평가전 끝나고 경험이 많은 선수가 필요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많은 나이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2025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대회 내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경기가 있다. 그 안에서 기대하고 준비한다"고 했다.
한국은 2023년 대회에서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 이의리(이상 KIA 타이거즈), 김윤식(LG 트윈스),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5명의 좌완투수를 데리고 갔다. 하지만 김광현과 양현종 등 베테랑 투수들은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의리와 김윤식, 구창모 등 젊은 투수들은 일본전 대패(4-13) 당시 제구가 무너지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다르다. 그는 20년의 프로 생활을 통해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KBO 한국시리즈와 MLB 월드시리즈, WBC, 올림픽 결승에서 모두 던지며 큰 경기 경험도 많다. 여전한 제구력으로 무너지지 않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 발탁이 더욱 기대된다.
류현진 본인은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3년 전 WBC 대회를 밖에서 바라보면서 아쉬움이 컸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무게를 안고 뛰는 것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선수들이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태평로,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