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모친, 단식 끝 MBC 합의문 서명…명예사원증 받고 '오열' (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 상암, 정민경 기자) 故 오요안나 유족이 MBC와의 합의안에 서명한 뒤 명예사원증을 전달받았다.

오늘(1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서는 안형준 사장과 고(故) 오요안나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서는 故 오요안나 모친 장연미 씨와 MBC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앞서 유족은 MBC에 공식사과 및 재발방지 입장 표명,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28일 간의 농성 끝에 교섭이 합의에 이르며 단식을 중단했다.



이날 현장에서 안형준 MBC 사장은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안 사장과 고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합의문에 서명하며 길었던 갈등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안 사장은 고 오요안나의 명예사원증을 장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명예사원증을 건네받은 장 씨는 오열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장 씨는 "고인은 MBC 방송국을 다니고 싶어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방송일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날 삶의 이유를 잃어버렸다"며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MBC에 대한 분노가 가슴에 깊이 남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우리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내 괴롭힘 역시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구조적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며 "기상캐스터 정규화 요구는 우리 딸의 명예와 제 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장씨는 "무엇보다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행히 이번 교섭을 통해 불이익을 막을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딸이 억울한 죽음 후 투쟁을 거치면서 얻어낸 결과는 또다시 알맹이 없는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MBC가 막중한 책임을 갖고 오늘의 약속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세상을 떠났다. MBC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고, 유족은 이들 중 한 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MBC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