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며 ‘최악의 영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브라질 공격수 안토니가 스페인 세비야에서 눈물을 쏟았다.
안토니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맨유를 떠나 레알 베티스 입단에 성공했다. 이번 이적은 지난 시즌 후반기 임대로 베티스에서 활약했던 안토니가 정식 계약을 통해 클럽에 합류하는 형태다.
그는 입단 발표 현장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시절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드러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3일(한국시간) "안토니가 레알 베티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맨유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는 입단 발표 현장에서 맨유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맨체스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만 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실제로 안토니는 지난 시즌 전반기를 맨유에서 보냈으나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맨유 1군 훈련장인 캐링턴 센터에서 다른 선수들과 분리 훈련을 진행해야 했으며, 여름 프리시즌 미국 투어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토니는 발표 자리에서 "동료들과 훈련을 따로 해야 했지만,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올 것을 알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또한 발표 현장에 모인 팬들과 언론 앞에서 그는 "세비야는 맨체스터보다 훨씬 아름답다. 드디어 내가 돌아왔다. 이제는 과거를 뒤로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안토니는 2022년 아약스에서 맨유로 이적하며 8600만 파운드(약 1602억원)를 기록했으나, 맨유에서는 3년간 96경기에 출전해 12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맨유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였던 폴 포그바 이후의 기록으로, 투자 대비 성과가 굉장히 낮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안토니는 지난 시즌 베티스 임대 기간 동안 26경기에 출전하며 9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준우승과 라리가 6위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유럽 대회 진출권을 확보했다.
해당 활약으로 성사된 이번 베티스 이적 조건은 총액 2165만 파운드(약 403억원)로 알려졌다. 계약금 1906만 파운드(약 356억원)에 추가 옵션 259만 파운드(약 48억원)가 포함돼 있으며, 향후 재판매 시 맨유가 50%의 이익을 배분받는 조건이 포함됐다.
맨유는 상호 합의 하에 안토니에게 별도의 조기 계약 해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이적 과정에서 맨유는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했다.
한편, 안토니의 베티스 복귀는 현지 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입단 당일 세비야 시내에서 안토니를 맞이하는 팬들의 영상이 공개됐는데, 해당 영상을 통해 안토니가 베티스에 누리는 압도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안토니오 데 트리아나(세비야 지역구). 그의 동네, 그의 사람들과 함께발표 당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공개된 영상에서 세비야 시내 거리를 걷고 있는 안토니는 수십 명의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안 요원들이 가까스로 인파를 통제했지만, 팬들은 그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고 환호성을 질렀다.
안토니도 이에 화답하듯 공식 영상에서 "여기서는 애정과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나는 늘 베티스를 1순위로 생각했고, 마지막 날까지 기다린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적은 선수 경력과 클럽 전략 양쪽에서 의미를 가진다.
안토니는 베티스에서 임대 시기 동안 성과를 인정받아 정식 계약을 체결하게 됐고, 이를 통해 장기적 출전 기회와 안정적인 클럽 생활을 확보했다.
베티스 측 역시 공격 라인 강화와 안토니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측면에서 안토니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계약으로 안토니는 2030년까지 베티스에 머물게 된다. 그는 라리가 2025-2026시즌 개막전인 9월 14일 레반테와의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시즌 첫 출전을 기록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과 출전 계획 등을 고려할 때, 베티스 측은 안토니를 장기적 주전 옵션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진=레알 베티스/데일리메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