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김혜성이 한 달 넘게 빅리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김혜성의 출전 기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저스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미국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14일(한국시간) "다저스의 유틸리티 자원 김혜성은 지난달 초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토미 에드먼의 대체 선수로 빅리그에 올라왔으며, 김혜성이 활약하면서 다저스는 김혜성을 빅리그 로스터에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성은 빅리그 데뷔 후 69타석에서 타율 0.391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저스에 데뷔한 뒤 대부분 우완투수를 상대할 때만 기용됐다"고 덧붙였다.
트리플A에서 2025시즌을 시작한 김혜성은 지난달 4일 빅리그에 콜업됐다. 이후 29경기에 출전해 64타수 25안타 타율 0.391 2홈런 10타점 6도루 13득점 출루율 0.435 장타율 0.563을 올렸다.
다만 김혜성이 매 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건 아니다.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타자를 번갈아 가며 기용하는 것) 때문이다. 상대 팀에서 좌완투수가 선발로 나올 때면 다저스는 김혜성 없이 선발 라인업을 꾸린다.
경기 도중 좌완투수가 구원 등판할 때도 김혜성은 플래툰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이었다. 김혜성은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뒤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쳤지만, 네 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와 교체됐다. 샌디에이고에서 좌완 아드리안 모레혼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다저스도 대타 카드를 기용한 것이었다.
다저스네이션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현재로선 플래툰 시스템이 팀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사령탑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에르난데스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팀의 기조는 샌디에이고전에서도 나타났다. 김혜성은 올해 좌완투수를 상대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지만, 다저스는 좌투수를 상대로 OPS(출루율+장타율) 0.676에 그친 에르난데스를 대타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도 선발 제외됐다. 경기 중후반 교체로도 출전하지 않았다. 상대 선발(로건 웹)의 유형이 우완이었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미국 현지에서는 김혜성에 관해 올스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4일 올스타전에서 보고 싶은 선수 12명을 소개하면서 김혜성을 언급했다. "김혜성은 빅리그 로스터에 오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달 초 빅리그 콜업 이후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올스타 투표 용지에 반드시 김혜성을 적어야 한다. 김혜성은 올스타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다저스네이션은 "올 시즌 다저스 팬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왜 김혜성울 주전으로 쓰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미 김혜성은 주전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셈"이라며 "로버츠 감독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는 스타일로, 빅리그에 적응 중인 김혜성을 너무 일찍 좌완투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사진=AP, REUTERS/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