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목동, 김정현 기자) 잔디 문제로 인해 갑작스럽게 수원삼성과 서울이랜드의 코리아컵 경기가 주말 경기에서 주중 경기로 옮겨졌다.
우려 속에서도 수원삼성 변성환 감독은 덤덤하게 이를 받아들였다.
변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9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서울이랜드와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수원은 난타전 끝에 2-4로 졌다.
수원은 이날 이랜드전은 물론이고 이달 말 열리는 '코리아컵'으로도 화제 대상이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수원삼성과 이랜드의 경기 일정을 19일 오후 7시로 변경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엑스포츠뉴스 3월 6일 단독보도).
협회는 "최근 이상저온 현상이 길어진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6일 현장 회의를 갖고, 3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4경기를 준비 중인 재단 측의 의견 등을 참고하여 위와 같이 경기 일정을 변경하기로 7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지난해 10월 교체한 잔디를 수원 삼성의 홈경기 및 국가대표 A매치에 맞춰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자 했으나, 예상보다 길어진 저온으로 인해 잔디 착근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평년 같았으면 3일 간격 경기 일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이상 저온의 장기화라는 돌발변수 발생 등의 예기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주중 경기로 변경되어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 FC, 그리고 양 팀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홈팀인 수원 삼성은 팬들의 관람 편의를 고려해 기존 일정(22일) 유지를 희망했으나, 협회는 잔디관리와 관련한 재단 측의 설명과 입장을 존중하는 한편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끝에 수원 삼성과 소통하여 일정 변경을 결정하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수원과 서울 이랜드는 모두 15일에 K리그2 4라운드를 소화할 예정이다. 당초 일주일간 휴식한 뒤 코리아컵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일정 변경으로 인해 4일 만에 주중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25일 오후 8시 한국과 요르단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을 갖는다.
평년 기준이면 3일 간격 경기 개최에 큰 문제가 없지만, 3월 초까지 땅이 어는 이상기후가 이어지자 관리 주체인 재단으로서도 부담을 토로했고, 협회도 재단과 소통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K리그가 올해 동아시안컵과 FIFA 클럽월드컵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역대 가장 이른 개막을 하면서 날씨에 따른 잔디 상황이 변수였는데 2라운드인 2월 셋째 주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전북현대와 광주FC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FC서울과 김천상무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대표적으로 잔디 상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당초 대표팀 경기가 열리길 바랐지만, 잔디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큰 비판을 받으면서 결국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를 열기로 결정했다.
더군다나 코리아컵 일정이 이로 인해 밀려나면서 의도치 않는 일정 변화를 맞았다. 올 시즌 K리그2가 주중 경기가 거의 없고 코리아컵도 주말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주중 경기는 두 팀 모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잔디 교체를 진행한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잔디가 채 뿌리내리기 전에 갑자기 많은 경기 일정이 잡히면서 제대로 뿌리내릴지 걱정에 휩싸였다.
일단 변 감독은 담담했다. 그는 "양 팀 다 똑같은 조건인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정상적으로(22일 일정) 경기를 하기를 원했고 저희들은 다른 일정(한국-요르단) 때문에 이제 일정이 당겨졌는데 김도균 감독님이나 나나 똑같이 고민하는 지점은 똑같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회복하는 기간도 좀 짧고 그렇다고 코리아컵을 버리는 경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그 짧은 기간에 좀 다양하게 접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