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거취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뜨거워진 가운데 매체 두 곳이 그의 다음 시즌 잔류를 내다보고 있어 화제다.
손흥민은 지난 1월 토트넘의 권리 행사로 올 6월에 끝나는 계약기간이 1년 연장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올여름에 이적하려면 유료로 가야하지만 토트넘 입장에선 거꾸로 3~5개월 뒤 그를 팔지 못하면 공짜로 내년 여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토트넘도 다각도로 계산을 해야 한다.
일단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과 올여름 결별할 생각이 없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2025-2026시즌 도중까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흥민이 최근 토트넘의 재계약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영국 유력지 보도가 나온 터라 귀추가 주목된다.
손흥민이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되는 가운데 토트넘 전문 기자가 방출리스트에 손흥민이 없다고 해서 눈길을 끈다.
토트넘은 수준급 왼쪽 윙어를 3명 데리고 있는데 손흥민을 남겨두고 히샬리송과 티모 베르너를 내보내겠다는 생각이라는 게 해당 매체의 판단이다.
손흥민 거취는 최근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 보도로 인해 다시 활활 타올랐다.
매체는 지난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기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이 없으며 토트넘에서 현역 생활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브닝 스탠더드'도 한 차례 이런 시각을 드러낸 적이 있지만 토트넘이 손흥민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손흥민이 토트넘을 거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내며 청춘을 바쳤다. 주장까지 할 정도로 토트넘에 애정이 넘치고,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음에도 손흥민이 이별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맞다면 연봉이나 구단 비전, 구단이 그에 대해 감성적으로 대우하는 것들에서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 상황에서 스페인의 축구 매체 '피차헤스'가 손흥민의 뮌헨 입단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최근 "손흥민이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불안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면서 "손흥민이 검토 중인 옵션 중 한 곳이 바로 뮌헨이며 매력적인 행선지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뮌헨은 다음 시즌을 맞아 공격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이 뮌헨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뮌헨은 독일 최고 명문으로 매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후보 1순위다. 거기에 FA컵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우승 등을 노린다.
매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출전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손흥민 입장에선 로테이션으로 뛰어도 충분한 출전 시간을 받으면서 우승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피차헤스'도 손흥민 이적의 동기부여로 트로피를 꼽았다. 매체는 "뮌헨은 손흥민의 경력 마지막 단계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은 이전에도 한 번 제기된 적이 있었다.
독일 유력 매체들이 2015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47골을 합작했던 케인의 발언을 빌어 손흥민 이적 가능성을 살핀 적이 있다.
케인은 지난해 12월 중순 팬포럼에 등장해 전 직장인 토트넘 선수들 중 누굴 데려오고 싶은가란 질문을 받자 지체 없이 "쏘니(손흥민 애칭)"라고 밝혔다.
그러더니 "그와의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손흥민이 지금 뮌헨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격수라고 강조했다.
빌트는 "손흥민은 뮌헨에 올 여건을 갖췄다. 독일에서 뛰었고, 독일어도 잘 한다. 내년 6월에 토트넘과 계약도 끝난다. 막스 에베를 단장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긍정 검토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AZ'는 "뮌헨은 베테랑 선수들을 2년 계약으로 데려온 적이 있다. 이를 손흥민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20년 뮌헨에 자유계약으로 와서 2+1년 계약을 체결했다가 한 차례 연장계약까지 하고 4년을 뛰었던 카메룬 대표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예로 꼽았다.
물론 변수는 있다. 뮌헨은 지난 2020년 카메룬 공격수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30살 넘은 나이에 데려와 4년을 썼는데 그는 이적료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손흥민을 올여름 이적료가 발생하고 시장가치는 580억원 정도다.
다만 손흥민 나이가 33살이니까 향후 시장가치가 더욱 떨어질 수 있어 뮌헨이 580억원을 토트넘에 줄 리는 없지만 수백억원 지출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20대 초반 독일 분데스리가 경험 등으로 인해 뮌헨에 가면 즉시전력감으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분데스리가 적응, 독일어, 독일 문화 적응 등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뒤 토트넘 동료들의 수준이 부족하고 특히 부상이 많아 호흡에 애를 먹고 있는데 뮌헨에선 케인,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 등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있어 '웃으면서' 축구할 수 있다.
뮌헨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영입하면 후회 없을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이번 시즌 케인의 백업 공격수가 없어 토마스 뮐러를 쓰는 등 애를 먹었는데 손흥민이 멀티 공격수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뮌헨이 러브콜을 보내고 손흥민이 결심을 하면, 자유계약은 아니지만 적당한 이적료를 통해 손흥민이 뮌헨에 가는 그림이 가능하다.
문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흔쾌히 보내느냐인데 이적료를 큼지막하게 주지 않는 이상 손흥민을 보내려는 정황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풋볼 런던' 알레스데어 골드는 올여름 토트넘을 빠져나갈 선수 7명을 꼽으면서 손흥민을 제외했다.
골드가 거론한 방출 명단 7명은 히샬리송과 베르너, 브리안 힐, 이브 비수마, 세르히오 레길론, 프레이저 포스터, 알피 화이트먼이다. 이 중 포스터와 화이트먼은 골키퍼다.
이 중 히샬리송과 베르너는 손흥민과 포지션이 상당히 겹치는 선수들인데 골드는 둘을 방출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히샬리송은 2022년 여름 에버턴에서 1000억원 가까이 주고 데려왔으나 토트넘에서 2년 반을 머무르는 동안 64경기 14골이 그치며 그야말로 먹튀가 됐다.
토트넘 매체인 '스퍼스웹'도 5일 다가오는 여름시장에서의 방출리스트를 꼽았는데 손흥민은 없었다.
여기엔 부상으로 최근 3개월을 쉬고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경기에 뛰겠다고 해서 논란이 된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히샬리송, 비수마가 눈에 띈다. 나머지 7명은 토트넘이 임대를 보냈거나, 토트넘으로 임대롤 왔거나, 거의 2군급 선수들이다.
일단 손흥민의 방출 가능성은 토트넘이 생각하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뮌헨의 경우, 케인의 백업인 멀티 공격수 니즈에 손흥민이 딱 들어맞기 때문에 몇몇 매체 보도대로 뮌헨이 나서면 토트넘과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 그 와중에 손흥민이 선택이 중요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토트넘도 그를 보유하고 싶으면 레전드 대우를 제대로 해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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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