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다. 징계로 인해 1군에서 약 4개월째 추방된 선수가 구단 달력의 표지 모델이다. 제이든 산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일(한국시간) "산초가 맨유의 2024년 공식 달력에서 1월 표지를 깜짝 장식했다. 맨유 팬들은 달력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9월 선수단에서 쫓겨난 그의 사진을 접하게 됐다"며 "산초는 1월 말 맨유 선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초의 사진을 선택한 것은 놀랍다"고 밝혔다.
맨유팬들은 "구단은 생각이 있는 거야? 정말 당황스럽다", "첫 장을 확 뜯으라는 얘긴가?"라는 등 재밌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인 산초는 2017년 여름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2021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맨유로 이적했다. 당시 이적료 8500만 유로(약 1209억원)를 기록하며 대형 이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맨유에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조차 달성하지 못할 정도였다.
2022-2023시즌 에릭 턴 하흐 감독 부임 후 산초는 2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턴 하흐 감독은 '수준 미달'을 이유로 산초를 경기 명단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9월 4일 열린 아스널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경기 후 턴 하흐 감독은 "산초는 훈련에서의 (부족한) 퍼포먼스로 인해 선발되지 않았다. 우리 팀에서는 매일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선택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초가 들고 일어났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항명했다. 당시 그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나는 사람들이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번 주 훈련을 아주 잘 소화했다.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있다고 생각한다.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돼왔고, 이는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맨유는 9월 14일 성명서를 통해 "산초는 규율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1군에서 제외돼 개인 훈련만 할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산초는 턴 하흐 감독에게 사과하기를 거부한 뒤 팀에서 추방됐다"고 전했다. 이후 산초는 1군 선수단 촬영에서도, 올드 트래퍼드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데일리메일'은 "산초와 턴 하흐 감독간 화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맨유는 이번 달 이적시장에서 산초를 내보내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여전히 맨유에서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원)를 받고 있는 산초는 지난주 댄서이자 유명 안무가인 코카이나와 파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맨유가 이적시장에 내놓은 선수로 산초를 비롯해 라파엘 바란, 앙토니 마르시알, 카세미루까지 총 4명을 지목했다.
스타플레이어를 수집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가 산초의 잠재적 행선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산초는 친정팀 도르트문트와도 강하게 연결됐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지난달 초 "도니얼 말런이 1월 도르트문트를 떠나길 원한다. 말런과 현재 맨유에서 방치된 산초의 교환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데일리메일 공식 홈페이지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