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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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이나영 "원빈과 스타 부부? 저희 평범하다니까요!"

기사입력 2021.08.22 12:10 / 기사수정 2021.09.24 22:28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스타부부로 살고 있다? 저희는 저희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평범하다니까요!(웃음)" (2018.11.12. '뷰티풀 데이즈' 인터뷰 중)

언제부턴가 배우 이나영을 얘기할 때 '신비주의'라는 단어가 수식어처럼 따라붙곤 했습니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마네킹 같은 외모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외적인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작품 사이사이 때론 길게 이어졌던 공백들 때문이었는지 데뷔 20년을 지나던 때까지도 '신비주의'란 표현은 이나영을 설명하는 또 다른 말이었죠.

여기에는 2015년 동료 배우 원빈과의 결혼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습니다. 2015년 5월 30일, 이나영은 강원도 정선의 작은 밀밭 오솔길에서 원빈과 결혼식을 올렸죠. 2013년 열애 인정 후 2년 만에 깜짝 결혼 소식까지 전한 이들의 소식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었고, 이는 연예계 스몰웨딩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2018년 11월 개봉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이 결혼과 출산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으로 주목받았죠.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뷰티풀 데이즈'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16년 만의 재회를 통해 분단국가의 혼란과 상처를 담아냈습니다. 이나영은 엄청난 고통의 기억을 품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삶의 여정을 지속하는 엄마 역할을 맡아 한 작품에서 10대 중후반, 20대, 30대 세 연령대와 연변어, 중국어, 서울말까지 다양한 얼굴을 선보였죠. 

영화로는 2012년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가까이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이나영은 자리에 앉은 기자들을 한 명 한 명 바라보며 "지난번에 인터뷰를  하고 6년 만이네요. 다 처음 뵙는 분들일까요?"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이나영을 앞서 마주했던 이들도, 처음 보는 이들도 있던 그 자리에서 이나영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그만큼 오래였다는 것이 새삼스레 체감됐죠.


한 시간이 좀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나영은 신비주의라는 말이 무색하게, 자신이 말할 수 있는 내에서 최선을 다하며 때로는 신중히, 때로는 너스레를 곁들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6년 동안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었던 거냐'며 그간의 공백을 언급한 취재진의 말에는 "고민했던 것들은 있긴 했어요. 그런데, 정말 제가 자신 있게 뭔가 이야기들을 좀 던져보고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갖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길어졌던 것 같아요. 부담은 좀 있었지만, 애매하느니 조금 뭐라고 말을 듣더라도 저의 호흡대로 기다렸다가 자신 있게 내보이고 싶었죠"라고 말하면서 쑥스럽게 웃었습니다.

또 공백기 동안 "정말 그냥 평범하게 지냈다"면서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인터뷰 할 때도 마찬가지거든요. 궁금해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정말 제가 하는 것에 대해 다 말씀을 드려요. 그러면 듣고 나서 '어, 진짜 평범하시네요' 하다가 뒤돌아서면 또 궁금해 하세요. (제 삶이) 뭐가 있어보이나요? 너무 없어서 있어보이나 봐요"라고 근황을 전했죠.

이어 "그냥 아무래도 가정이 생겨서, 가정에 관한 일도 하고 나와서는 운동도 하고 대본 회의도 나름대로 많이 했거든요"라는 이나영의 말에 '신비주의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을 덧붙이자 "제가 신비주의가 아닌데, 자꾸 사람들이 신비주의라고 해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라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작품 이야기와 함께 배우 동료이자 남편인 원빈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빈은 당시 인터뷰가 진행된 2018년까지도, 2010년 영화 '아저씨' 이후 긴 공백을 보내고 있던 시기였죠. 

'원빈 씨는 언제쯤 볼 수 있는 것이냐'라고 묻자 "그러게요, 왜 이렇게 안 나와서 욕을 먹는지 정말…"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에 웃음을 안겼죠. 조심스럽게 물었던 원빈의 근황에 대해서는 "그런데, 원빈 씨도 약간 그런 것이 있어요. 조금, 작품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지금 많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본인은 휴머니즘 같은 것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어서 그런 장르의 시나리오를 좀 찾다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라며 누구보다 소탈하게, 또 솔직하게 나름대로의 입장을 얘기했습니다.

이나영과 원빈은 스타부부로 살면서 누구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부부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또 말아야 할 지 따로 얘기를 나누는 부분이 있냐'는 말에는 "저희는 저희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평범하다니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말 특별한 것이 없어요. 너무 특별한 게 없어서 특별해보이나?"라고 되묻기도 했죠.


이나영에게 원빈은 '가장 친한 친구'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결혼과 같은 해 겨울 얻었던 아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얼핏 생각하면 원빈·이나영 씨가 아빠, 엄마인 모습이 잘 상상이 안 된다'고 말하자 "원빈 씨는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친구 같죠. 아이도 친구처럼 같이 잘 놀아요"라고 싱긋 미소를 보였습니다. '아드님이 (세 분 중에) 제일 말이 많은 것 아니냐'고 눙치는 취재진에게는 "진짜 저희 둘이 얘기는 하냐고 하더라고요"라고 받아치면서 센스 있는 입담을 내비쳤습니다.

스스로의 성격이 부정적인 줄 알았는데, "낙천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면서 뿌듯한 웃음을 내보인 이나영은 공백기를 줄이며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날 것이라는 뜻을 보였습니다. 이후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출연하며 9년 만의 드라마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쳤죠. 지금은 다시 잠시 숨을 고르며 그렇게 또 다시 자신이 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영화·드라마 스틸컷, 이든나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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