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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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 전 오늘의 XP] 양희은, '여성시대'와 함께한 DJ 20주년

기사입력 2021.06.04 07:00



본 기획 연재에서는 연예·스포츠 현장에서 엑스포츠뉴스가 함께한 'n년 전 오늘'을 사진으로 돌아봅니다.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2019년 6월 4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에서 MBC 표준FM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2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975년 UN에서 세계 여성의 해를 선포, 그 뜻을 받아들인 MBC 라디오 1975년 '임국희의 여성 살롱‘이 탄생했다. 이후 1988년 ’여성시대‘로 바뀌어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1999년 6월 7일 ‘여성시대’의 마이크를 잡은 양희은은 2019년 6월 7일 20주년을 맞으며 골든마우스상을 수상했다. 양희은이 20년간 진행하는 동안 방송된 편지는 약 5만 8천여통, 방송한 시간은 14,600시간,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강석우, 그리고 2015년 7월 발탁된 서경석까지 5명의 DJ와 함께 했다.

양희은은 '"20년이란 세월을 맞을 줄 몰랐다. 20년을 목표로 시작했다면 절대 못 한다. 그저 1~2년 생각했다. 사연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마침 갱년기 때라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면서 지나오다 보니 20년이 됐다. 오늘 아침에도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지만 밖에서 볼 때는 '20년, 와' 하겠지만 내게는 그냥 하루하루가 쌓인 것일 뿐이다. '여성시대'는 이세상 어느 대학보다, 여성시'대'에서 학사 학위를 따고 또 따면서 공부하는 기분이 든다"며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양희은은 "여성의 이름을 내건다는 건 그만큼 치우치고 메울 곳이 많고 아픔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떤 분은 왜 '여성시대'는 엿새를 하고 '남성시대'는 하루를 하냐며 화를 낸다. 여러 면에서 처지는 게 보여 여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가는 거다. 여성시대, 남성시대로 구별이 안 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그냥 사람 시대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희은이 생각하는 '여성시대'가 31년 째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는 힘은 "청취자의 진심어린 사연"이다. "'여성시대'는 사심이나 욕심을 갖고 글을 보내는 곳이 아니다. 가슴으로 쓰는 편지다. 하소연할 곳이 없어 그냥 쓰고 정리도 하고 털어놓으면서 보내주는 사연이다. MC로서의 기술은 별로 필요가 없다. 다만 전달을 정확히 하려고 애썼다. 사투리가 들어가면 사투리도 섞는다. TV에서 사투리를 쓰는 배우들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여성시대' MC는 전달만 잘하면 된다. 비결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까. '여성시대'의 힘은 편지를 써서 보내는 사람들의 가슴에서 온다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털어놓지 못하는 얘기를 털어놓는 그 가슴이 뭔지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할 때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진다. 그렇게 매 맞는 아내는 쉼터로 아이를 데리고 나올 용기가 생긴다. '여성시대'를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깨달은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어깨동무, 연대가 거대하게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라디오가 갖는 힘이다. '저런 어려움이 뭔지 나도 알아' 할 때 일어나는 공감의 파도가 여성시대의 힘이자 위로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여성시대' DJ로서 계획을 묻자 그는 "연예계 생활 49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겠다 하는 건 없었다. 발등에 떨어진 불, 어떤 노래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다. 노래도 20대까지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60대 후반까지 하는 걸 보면 사람이 뭘 안다고 계획하고 거기에 맞춰 뭘 할까 싶다. 라디오를 20년 했다. 그건 내가 그만큼 '여성시대'를 사랑했다는 거다. 힘들고 지치고 고단해도 '여성시대'를 해왔다는 건 긴 세월의 짝사랑 같다"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jypark@xportsnews.com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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