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이동건이 ‘보디가드’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이동건은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뮤지컬 ‘보디가드’ 인터뷰에서 "케빈 코스트너를 넘어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영화와 무대는 다른 연기여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했다"라고 겸손해했다.
‘보디가드’가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뒀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고 19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보디가드’(1992)가 원작이다. 이동건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 강경준과 함께 캐스팅됐다.
이동건은 "무대 연기가 편한 사람이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코앞까지 카메라가 들어오지 않고 멀리 봐주는 거여서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난 무대 연기가 낯선 사람이다. 뮤지컬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거여서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라며 뮤지컬 무대에 발을 들여놓는 소회를 밝혔다.
이동건만의 프랭크 파머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프랭크란 캐릭터를 그렇게 연구를 하지 않아도 됐다. 케빈 코스트너의 프랭크를 봤기 때문에 어떤 상상이나 내 연구보다 완벽 그 자체의 프랭크를 봤다. 머리와 가슴 속에 있다. 내가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은 건 강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 뒤의 쓸쓸함과 책임감, 보디가드라는 직업적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다. 거부할 수 없던 레이첼과의 사랑,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프고 행복하고는 연구해서 연기를 만들어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동건이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가 투영되는 것 같다. 프랭크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했을 거다. 나도 비슷한 면, 상처, 감정 등을 나로 투영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레이첼을 목숨 걸고 지키는 모습들은 날 투영해서 보이는 게 이동건이 하는 프랭크가 되는 게 아닐까 했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항상 그런 식으로 했다. 어쩔 수 없이 이동건의 감정을 투영하게 된다. 이동건을 배제할 수 없다. 관객이 좋게 봐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내 목표는 좋은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한 것과 다른 면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이동건이 하니까 다르다. 그러나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면 성공적이지 않나 한다. 역할에 도전한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무대에서의 연기는 내가 하는 연기보다 조금은 과장돼 있고 톤이 업돼 있는데 내가 갖고 있고, 하고 싶은 톤과의 중간을 잘 뚫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마음가짐을 밝혔다.
TV CHOSUN 드라마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촬영과 뮤지컬 연습을 병행 중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 연습량이 떨어지고 부족하다. 다른 배우들이 어제 그저께까지 연습했지만 난 새벽까지 드라마를 촬영하는 스케줄이어서 연습량이 부족한 게 부담이다. 다른 뮤지컬 출연진들에게도 죄송한 부분이다. 처음 무대에 서는 날짜를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은 늦췄다. 첫 공연을 강경준에게 양보하고 내가 준비되면 올라가려고 제작사와 많이 고민하고 상의하고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노래를 한 경험이 있고 연기자로 살다 보니 뮤지컬이란 장르가 남 얘기 같진 않았다. 막연히 언젠가 한 번은 하겠지,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제안을 받은 작품도 있었는데 내 깜냥으로 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아 거절했다. '보디가드'는 내게 최적화된 뮤지컬이 아닐까 했다. 노래와 춤이라는 너무 큰 부담을 놓아도 되고 온전히 연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노래하고 춤을 춰야 했다면 포기했을 거다. 어쩌면 유일한 기회일 수 있겠다 싶어 용기를 냈다. 본업은 드라마이다 보니 스케줄이 겹치게 될 거로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뮤지컬, 드라마 측에서 많이 배려해줬다"라고 말했다.
강경준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강경준과 굉장히 다르다. 강경준은 사람 자체가 따뜻한 사람이다. 프랭크의 따뜻한 면이 필요한 장면이 있다. 레이첼의 아이와 함께 있는 장면들 등이다. 강경준이 2막에서 승부를 본다고 한 것처럼 프랭크가 뒤로 가면서 사랑을 느끼고 점점 따뜻해진다. 난 사람 자체가 좀 차갑고 이성적이다. 초반에 프랭크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을 연기할 때 너무 편하다. 대신 따뜻하게 변화하는 과정이 강경준보다는 굉장히 어렵다. 강경준의 공연을 보고 내 공연을 보면 굉장히 다를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보디가드'는 2016년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해 초연한 바 있다. 당시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명곡을 뮤지컬 무대화로 승인받고, 영화 원작자 로렌스 캐스단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6년의 기획 개발 단계를 거쳐 관객에게 선보였다.
3년 만에 돌아온 ‘보디가드’에는 김선영, 박기영, 손승연, 해나가 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에 캐스팅됐다.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는 이동건, 강경준이 무대에 오른다. 11월 28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서울 강남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FNC엔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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